한 치 앞도 모르는 인생

영포자에서 영어 덕후로 변신한 이야기

by 레이첼

내 동생은 젠지(Gen Z, 1990년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세대)이다. 나와는 무려 열 살 차이가 난다. 여동생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내 바람대로 늦둥이 여동생이 태어났을 때, 나는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뻤다. 내 동생이 일곱 살이 되었을 무렵 나는 내 동생과 동생 친구들과 함께하는 ‘선생님 놀이’를 하며 행복을 느꼈다. 그래서 그 무렵부터 나는 어린아이를 돌보는 직업을 택하기로 결심했다.


나는 전공을 고를 적에도 큰 고민 없이 ‘유아교육’으로 하였다. 그리고 드디어 꿈에 그리던 아이들이 있는 유치원으로 실습을 갔고 그곳에서 잊지 못할 에피소드를 겪게 된다.


어느 날, 내가 실습했던 토끼반(가명)의 남자아이 셋이 “우리 이제 영어유치원 간다~”라고 신난 목소리로 말을 하였다. 그러자 나의 실습을 담당하시는 토끼반 담임선생님이 “민수(가명), 형준(가명)이, 수현(가명)이는 영어유치원으로 가는 게 아니에요! 영어학원에 가는 거예요!”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그 당시 ‘영어유치원’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고, 선생님이 왜 화난 목소리로 말을 하셨는지도 몰랐다. 다만 늘 천사 같았던 실습 담당선생님의 격양된 모습을 처음 마주하고 당황스러웠을 뿐이었다.


시간이 지나서야 나는 사람들이 ‘영어유치원’으로 부르는 곳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영어유치원은 흔히 유아들을 대상으로 영어 교육을 진행하는 곳이며, 사실상 정식 명칭은 ‘어학원(영어 학원)’이었다.


유아교육과를 졸업 한 나는 자연스럽게 유치원으로 취업을 하였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나는 내가 학원에서 일을 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나는 ‘영포자(영어 포기자)’ 였기 때문이다. 영어를 배우는 데 어려움을 느껴 포기를 한 사람 말이다.


놀랍게도 지금에 나의 취미는 영어회화이다(매주 최소 1회는 영어회화 모임에 참석 중이다).

그리고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래서 나의 지인들은 나를 ‘덕업일치(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나 관심사를 직업으로 삼아 일하는 것)’라고 부르기도 한다.


돌이켜보면 영포자였던 내가 이렇게 영어를 좋아하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래서 은혜를 갚는 마음으로 이번에는 내가 나의 글로서 누군가에게 영어를 좋아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보고자 한다.


자, 그럼 지금부터 (조금은 부끄럽지만) 영포자에서 영어덕후가 되기까지의
나의 일기를 공개하겠다.


* 커버 사진(English teacher) 출처 :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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