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이걸 좋아하게 될까?
“하지메마시떼!”
나는 일본어 수업을 좋아했던, 어린 중학생이었다.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설렘도 있었지만, 사실은 영어 공부가 너무 어려워서 일본어에 더 몰두했던 것 같다.
당최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던 영어, 외울 게 산더미 같았던 그 시간에서 도망치듯 일본어 수업을 기다렸다.
한국어와 어순이 같아서 배우기 쉽다던 일본어였지만, 막상 배우다 보니 그리 만만하진 않았다.
그래도 꾸준히 공부해서 JLPT 3급까지는 땄다.
하지만 2급부터는 한자가 너무 많아진다고 해서, 그 말만 듣고 지레 겁먹고는 결국 포기했다.
성인이 된 후, 일본어는 그렇게 멀어졌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지금 영어를 공부하며 살아간다.
매일 영어를 써야 하는 영어 강사가 되었고, 그만큼 영어와 씨름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만약 내가 영어 강사를 그만두게 되면, 내 영어 실력도 일본어처럼 사라지는 건 아닐까?”
사실 요즘, 영어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자주 고개를 든다.
열심히 하면 할수록 더 지치고, 노력하는 만큼 늘지 않는 것 같아서 답답하다.
그 시간에 차라리 내가 좋아하는 티비쇼 한 편 더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말만 하면서 또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집착한다.
“이건 어떻게 말하지?”
“이 표현은 왜 이렇게 되는 거지?”
자꾸 다시 들여다보고, 입으로 내뱉고, 기억해 보려 애쓴다.
왜 그럴까?
영어 강사니까 책임감 때문일까?
주변 사람들로부터 실력이 늘고 있다는 칭찬을 들어서?
아니면, 일본어처럼 쓰지 않으면 결국 다 잊혀질까 봐 두려운 걸까?
그런 이유들도 분명 있지만, 아마도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아직도 나는 영어를 좋아하는 것 같다.
부드럽게 흘러나오는 영어 발음,
영어로 말할 때마다 조금 더 자유로워지는 내 표정과 리액션, 그 모든 순간들이 여전히 좋다.
그래서 오늘도, 포기하고 싶다 말하면서 또 한 줄의 영어를 따라 말해본다.
나는 언제까지 영어를 좋아하게 될까?
아니면 열정이 식어도 계속 하는게 맞는걸까?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더 많이 좋아할 수 있을까?
표지 출처: AI 생성 이미지 (ChatGPT with DAL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