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를 건너가는 카피라이터의 자세

TBWA코리아 유병욱 ECD, 광고 카피라이팅의 트렌드

by TBWA Disruption Board
광고를 잘하려거든 딱 반 발만 앞서가라.

광고계에는 전가의 보도처럼 전해 내려온 문장이 있다. 수많은 선배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문장. 광고를 막 시작하던 내게 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리던 문장. 이 문장은 내게 닿은 뒤로 내가 광고를 만드는 방식과 태도에 영향을 미쳤다. 시대를 풍미하는 장르를 ‘트렌드’라 부른다면, 그 트렌드가 시간의 시험을 통과하여 오랫동안 사랑받을 때 비로소 ‘클래식’이 된다. 말하자면 저 문장은 클래식의 반열에 오를 만한데, 이는 내 세대에 그치지 않고 나의 후배들에게도 꾸준히 전해졌기 때문이리라.


인생을 살아가면서 절감하는 것은 클래식

– 시간이 흘러도 사랑받고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회자되는 콘텐츠 - 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함께 일하는 선배의 수보다 후배들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아진 지금, 나는 오래전 저 문장이 오늘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생각해 보고는 흥미로운 지점을 발견했다. 아주 작은 팩트에서도 우주를 발견하는 카피라이터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 저 문장 속에는 AI 시대에 직업의 지속 가능성마저 걱정하는 우리 크리에이터들의 생존에 힌트가 되는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반 발만 앞서가라.’

이 말의 핵심은 한 발이 아니라 ‘반 발’에 있다. 새로운 기법, 언어유희, 비주얼 쇼크. 가지고 있는 무기를 총동원해서 현란하게 싸우고 싶은 것이 크리에이터들의 당연한 마음이겠지만 - 나도 아직 그 마음을 완전히 내려놓을 수는 없지만 - 오히려 욕심을 살짝 덜어내고, 가장 기본적인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 먼저라는 말이다. 이 시대의 사람들이 어떤 고민을 안고 어떻게 살아가며 어떤 생각에 둘러싸여 사는지를 그 어떤 크리에이터 집단들보다 잘 이해하는 것. 그것이 광고를 만드는 이들이 가져야 할 핵심 능력이라는 뜻이다.

그 능력을 확보한 상태로, 맛있는 고기 위에 통후추를 한 두 알만 얹어서 먹듯 기술이 살짝 들어가야 좋은 광고가 태어날 확률이 많다는 것이 ‘딱 반 발만 앞서가라’ 문장의 핵심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기술만 자랑하다 끝나기 쉬운 일이 우리 일이라는 말. 그러니 열심히 사람의 마음이 어디서 움직이는지를 궁금해하고, 시대의 흐름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늘 안테나를 세워두고 지켜보라는 말이었다.

바로 그 관점에서 2025년 오늘의 광고를 바라본다. 오늘 나와 나의 동료들이 만들어내는 광고에는 어떤 시대의 흐름이 담겨있을까.


위로와 공감. 인사이트와 유머.

2025년의 광고들 속에는 위로와 위안의 시선들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쉽지 않은 시대를 통과하고 있는 중이라는 반증 아닐까. 한편, 온에어된 거의 모든 한국 광고들이 모여있는 사이트(TVCF.co.kr)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광고들에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카피, 인사이트가 뛰어난 카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사람들은 더 자극적인 영상과 메시지를 찾는다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카피에는 강력한 인사이트들이 숨어있음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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