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WA코리아 이연후 수석국장
요즘엔 극장에 영화보러 가기 전, ‘이 영화는 재미있을까’ 보다 ‘두 시간 동안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잘 볼 수 있을까’란 걱정이 먼저 든다. OTT 콘텐츠를 하나 보더라도 몇 번에 나눠서야 겨우 다 보게 되고(그마저도 카톡이나 유튜브를 하면서), 책 대신 유튜브로 요약 버전을 보는데 익숙해지다 보니, 이제는 긴 콘텐츠는 안보게, 아니 못 보게 되어 버렸다.
내가 원해서 보는 컨텐츠도 이러한데, 원치 않은 광고라면 길면 길수록 소비자들이 외면할 확률은 매우 높아진다. 짧은 형태의 숏폼 광고들이 많아지는 이유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캠페인 제안 시 ‘15/30초 광고 + 장초수의 디지털 콘텐츠 패키지’로 준비한 경우가 많았다. 브랜드, 제품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15/30초 메인 광고로 집행하고, 못다 한 스토리가 있다면 장초수 콘텐츠로 만들어 디지털 채널로 전달하는 일종의 투트랙 운영이었다. 요즘엔 장초수란 말만 꺼내도 구닥다리가 되는 기분이 든다. 지금은 ‘15초, 그리고 다양한 숏폼 콘텐츠 배리에이션’을 제안의 기본 패키지로 준비한다. 그런데 이마저도 브랜드의 숏폼 광고뿐만 아니라, 인플루언서들의 숏폼 콘텐츠, 이 밖의 무수히 많은 숏폼 콘텐츠와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숏폼 형태의 광고 콘텐츠를 만든다고 끝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숏폼 콘텐츠 전성시대에 사람들 눈에 띄고, 브랜드에 도움이 되는 광고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광고업계는 5초와 싸웠다. 유튜브 광고를 스킵하는 그 5초 말이다. 그때는 5초 동안 소비자들의 시선을 잡으려고 다양한 방법 △애원형(제발 스킵하지 마세요) △협박형(스킵하면 가만 두지 않을 거야) △낚시형(본 광고와는 전혀 관계없는 낚시성 영상) 등을 짜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면 그 5초도 어마어마하게 긴 시간이라는 생각이다. 우리가 요즘 쇼츠나 릴스를 넘기는 속도를 생각해 보자. 찰나의 판단으로 ‘이건 본 거’ ‘이건 별로네’ ‘재밌겠다’ 등 해당 숏폼 콘텐츠를 볼 지, 넘길지가 결정된다. 길어야 2초나 걸릴까? 그래서 숏폼 광고 콘텐츠는 일반 광고의 문법, 제작법과는 달라야 한다. 아래는 모클라이언트가 숏폼으로만 광고 캠페인을 짜달라는 요청에 우리 팀에서 다양한 숏폼 콘텐츠를 보고, 스터디하여 정리한 성공하는 혹은 인기 있는 숏폼 콘텐츠의 공식(?)이다.
보통의 광고는 핵심 내용을 뒷부분에 배치한다. 그래야 브랜드가 말하고자 하는 키메시지가 더욱 강조되기 때문이다. 사실 광고뿐만이 아니라, 우리는 기승전결 구조에 익숙하다. 그런데 숏폼에서 핵심 내용을 뒤에 배치하면 찰나의 2초에서 무조건 스킵당하기가 쉽다. 그래서 일단 그 첫 2초 안에 핵심 내용을 먼저 말하고 시작한다.
핵심 내용을 맨 앞에 두는 것까지는 좋으나, 브랜드의 키메시지를 그냥 앞에만 두는 건 아무런 재미도 의미도 없다. 물리적으로 2초 안에 키메시지를 일방적으로 푸시하는 것, 그 이상도 아니게 된다.
그래서 앞부분엔 전체 콘텐츠의 내용을 알 수 있게 하되, 뒷부분의 나머지 콘텐츠까지 다 볼 수 있도록 후킹성으로 메시지를 튜닝한다. 일종의 궁금증 유발 혹은 전략적 낚시인 셈이다.
TV광고는 보통 몇 달의 준비기간과 몇 억의 제작비, 모델비를 투여해 만들기 때문에 다들 퀄리티에 목숨을 건다. 이렇게 기존 방식대로 숏폼을 제작했다가는 숏폼의 핵심 중 하나인 시의성을 놓치게 된다. 퀄리티보다는 빨리빨리 제작해서 최적의 타이밍에 노출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게다가 숏폼은 고퀄리티의 영상이 되려 촌스럽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숏폼 콘텐츠의 메인 유저가 Z세대임을 고려할 때, 그들의 감성엔 고퀄보다는 날것의 느낌이 더 적합하다는 생각이다.
나머지 전략이 궁금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