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스치는 저녁,
나는 나지막이 숨을 고른다.
세상의 소란은 저만치 흘러가고,
남은 건 조용히 울리는 심장의 리듬.
파도가 밀려왔다가 사라지듯,
생각도 걱정도 이따금 다가오지만
나는 그것을 붙잡지 않는다.
그저 흐르게 두고,
내 안의 잔잔한 호수를 지킨다.
가끔은 세상이 너무 빠르고,
마음도 덩달아 흔들리지만
나는 알아차린다.
흔들림마저 품을 때,
진짜 평온이 찾아온다는 것을.
오늘도 나는 멈춘다.
서두르지 않고,
흘러가는 모든 것에 등을 기대고 앉아
하루의 숨결을 느낀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
그 시간 속에
나의 평온은 더욱 깊어지고,
나는 다시 부드럽게, 단단하게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