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벤더? 나도 그땐 몰랐다.
10년 전.
23살 2015년 11월, 대학교 4학년 2학기.
패션 MD가 꿈이었던 나는, 지방과 서울을 오가며 MD학원을 다니고 있었다.
패션 쪽은 아르바이트 경험도 중요하다고 한다.
그 와중에 MD학원 그룹톡에 공고가 올라왔다.
'의류벤더 아르바이트 모집'
의류학과 교수님이 진로 방향으로 '의류 벤더'를 많이 말씀하셨었다.
영어를 좋아하면 좋다고 하셨다.
난 영어를 좋아한다. = 그래? 그럼 2순위 지망 하자.
"벤더?"
그때의 나는 그 단어가 뭔지도,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도 몰랐다.
왜냐하면, 나는 '패션 MD'가 되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패션 쪽은 어느 아르바이트든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에 혹하여 지원을 했고,
바로 면접을 보게 되었다.
지방에서 올라온 나는 몰라도 너무 몰랐다.
무너지게 생긴 건물 안의 회사가, TV에 나오는 보통의 회사가 아니었다는 것을.
한눈에 봐도, 페인트가 필요한 높고 낡은 건물이었다.
한 층에 오피스텔처럼 여러 방들이 있었고, 면접 장소로 예정된 0000호 앞으로 가서 똑똑 두드렸다.
9평 남짓한 원룸에 컴퓨터 4대, 책상 5개, 옷행거 1개 그리고 부엌, 화장실 1개가 있었다.
오... 이런 곳이 회사구나.
아무 생각 없이 톡톡 튀고 자신감 넘쳤던 나는, 예의 바르고 성실하게 면접을 봤다.
지금 기억나는 질문은 '토익 점수, 이 정도면 영어 좀 잘하시겠죠?'
이상하다. 옷에 대한 전문지식보다는, 영어를 중요하게 여기는 듯하다.
그래도 이곳저곳 옷이 많이 걸려있긴 했다.
무얼 하는 곳일까? 뭐든! 아르바이트니까~
그리고 난 어떤 것이든 잘할 자신 있다.
그렇게, 내 첫 사회생활이 시작되었다.
그게 앞으로의 10년을 바꿀 줄은, 그때는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