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만한 실수

처음이라 서툴렀던 날들

by Dear Sojeong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땐 가벼운 마음이었다.

돈도 벌겸, 이 벤더 업계도 알겸.

정말 겸사 겸사였다.



3개월이 지나서 나에게 입사 제의가 들어왔다.


어쩌지? 하는 생각도 없이 '좋다'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단순했다.



가장 큰 이유가...

모든게 낯설고 어색했지만, 사람들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맛있는 곳에 데려가 맛있는 음식을 사주셨고,

애늙은이였던 나에겐 부장님의 개그가 너무 재미있었다.

12살 차이나는 과장님은 동갑 같이 편안하고 웃겼다.

사수는 내가 항상 꿈꿔오던 일 잘하는 '대리' 그 자체였다.

이 회사 뿐만이 아니라 다른 업체 사람들도 나를 막내라 이뻐해 주셨다.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이 연결될 때,

예의를 다 지킬줄 아는 좋은 분들이었다.





사원으로 시작해 본격적으로 업무를 배우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일은 훨씬 복잡했다.
작은 일 하나에도 정확함이 필요했고, 사소한 실수도 금세 드러났다.

나는 아직 그런 기준이 있다는 걸 몰랐다.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

바이어에게 보내야 할 원단 스와치를 자르던 날이었다.

원래는 손바닥보다 크고 깔끔하게 잘라야 했는데,

예쁘고 반듯하게 자르려다 보니

나는 그 중요한 원단을 손바닥 반절만한 크기로 작게 잘라버렸다.






선배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웃었고, 나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하나씩 배워갔다.




그냥 스와치 하나 잘라내는 일이었는데,
그게 이렇게 중요한 일일 줄은 몰랐다.




중요한 일은, 생각보다 사소한 데서 시작된다는 걸
그때는 조금도 몰랐다.








KakaoTalk_20250427_140157821.jpg 그 시절 '오늘의 업무'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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