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라고

바쁘거나, 한가하거나, 그 사이에서

by 비플렛 쌤

어쩌라고...


요즘 내가 나에게 가장 자주 하는 말이다.

어쩌라고.

바쁘면 바쁘다고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걱정하고,

조금 한가해지면

“이러다 굶어 죽는 거 아니야?” 하고 또 걱정한다.


사람을 많이 만나고 나면

혼자 있고 싶어지고,

혼자 있으면

세상이 너무 조용해서

괜히 내가 외톨이가 된 것 같아진다.


잘 사는 것 같다는 자부심도

아주 잠깐.

곧이어 따라붙는 생각은 늘 비슷하다.

‘이래도 되나…?’

박사 학위를 마치고 나서는

컨디션을 잘 조절하면서

조금은 차분하게 살아보고 싶기도 했다.

그동안 너무 달려왔으니까.


이제는 숨 좀 고르면서 가도 되지 않을까 싶다가도,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이러고 가만히 있으면

금방 도태되는 건 아닐까.

이래도 정말 괜찮은 걸까.


그래서 결국,

내가 나에게 다시 건네는 말.

어쩌라고.


바쁘면 바쁜 대로 살고,

잠시 쉬고 싶으면 쉬면 되는 거지.

사람이 그리우면 만나고,

혼자 있고 싶으면 혼자 있으면 되는 거지.

늘 잘 살 필요도 없고,

늘 확신에 차 있을 필요도 없다.


어쩌라고, 라는 말은

사실 포기나 체념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그대로 두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오늘의 나도 나고,

불안한 나도 나고,

잠시 멈춰 선 나도 나다.

그래서 오늘도

괜히 마음이 복잡해질 때면

나는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어쩌라고.

그래도 나는,

지금 여기까지 잘 살아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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