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함을 열망했던 시절

by 신지후

잘 지내고 싶었다. 여성으로 태어난 나 자신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방황했던 시절에는 사는 게 불편하고 불쾌하고 부당하게 느껴졌다. 치마 입기가 죽기보다 싫었던 나였지만 중학교와 고등학교 치마교복은 막상 입으니 생각만큼 끔찍하지 않았다. 오히려 치마는 나에게 일종의 보호색이 됐다.


교복을 입고 있으니 다른 여학생들과 다름없어 보였고 꿈꿔왔던 평범한 여자가 된 것 같아서 편안했다. 소녀의 몸에 갇힌 소년은 평범함을 열망했다. 중학교 졸업할 무렵에는 머리도 길렀고 여고에 진학해서는 여성스러움을 동경했다. 어떤 식으로든 튀지 않고 친구들과 평범하게 어울리고 싶었다.


우울하고 불안정한 면을 감추기 위해 조용하고 수줍은 모습으로 하루를 보냈다. 태어날 때부터 세상이란 물속에 동동 떠있는 한 방울의 기름 같았는데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모양새를 갖추게 된 것 같아서 난생처음으로 편안함을 느꼈다. 적어도 어떤 한 아이를 알기 전에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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