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밍아웃 뒤의 잔상

나의 진심이 당신에게 짐이 되지 않기를

by 신지후

내가 좋아한 사람들에게 나의 진심이 많이도 불편했겠구나 싶어서 울컥울컥 한다. 양극단의 시선과 입장에 모두 서 보니까 비로소 알겠다. 세상에 진리는 없다는 것을. 간단히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고 가정해 본다. 커밍아웃을 하는 쪽과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줘야 하는 쪽으로 나누자면 어떤 식이든, 그러니까 동성애든 다른 말 못 할 고민에 대한 자진폭로든 자신의 소중하고 소중한 사람이라 해서 강요하듯이 떠넘기면 안 되는 거다. 오히려 나의 소중한 사람이기에 더욱 조심스러워져야 하는 부분이고 마음의 짐은 당사자만 떠안는 것으로도 충분히 괴롭지 않은가.


무조건 알리는 게 능사가 아니다. 나에 대한 인생 최대 조력자는 나다. 나에게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필요하다. 무엇을 털어놓든지 그동안 비밀스럽게 눌러왔던 나를 드러내는 일은 그다지 뒷맛이 개운하지 않다. 열에 아홉은 그렇다는 이야기다. 정말 그 사람이 마음으로 전하는 언어인지 분간도 못할 거면서 이해한다는 반응에는 솔깃할 거고, 반감을 표명하는 상대에게는 배신감을 느낄 게 뻔하다. 뻔하다, 뻔해. 너는 내가 아니니 나에 대해 쥐뿔도 이해 못 하지 않느냐고 바락바락 대들기 전에 자신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자신에게 힘이 되어주고 내 안의 소리에 귀 기울여주어라. 함부로 소중한 나의 사람들에게 짐을 얹지 말란 말이다. 나를 인정해 주고 알아달라는 외침이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일 수 있다.


왜 이리 마음 아플까. 너를 무슨 낯짝으로 볼 수 있을까. 내 황량한 내면을 보고도 냉소로 일관하지 않고 내게서 희망의 불씨를 기대해 주었으면 고맙겠다. 염치 없지만 부탁드린다. 고장 나버렸지만 고쳐질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