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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시연 May 19. 2024

사랑, 그리고 목적

아침이다.

눈을 비비며 거실로 나오면 습관적으로 화분이 모여있는 거실창앞으로 간다. 그리고는 물끄러미 아무런 생각없이 내려다 본다.  매일 보면서도 아주 큰 변화가 있을까하는 기대를 하지만 식물들이 하룻밤 사이에 폭풍성장을 하는 건 아닌데도 늘 바라본다.

그러다 줄기와 잎사이에서 작은 새순이라도 발견되면 이게 그렇게도 신기하고 즐거울 수가 없다.  마치 처음보는 것처럼 기쁘다. 잠자고 있는 아내는 나의 환호성에 잠이 깨서 급하게 뛰어나온다. 그리고 들이서 즐거운 마음으로 식물의 새싹을 본다.  이때만큼은 들이서 죽이 척척 맞는다.

어느때는 아침에 들여다 보면서 삼삽분도 더 멀그러니 서있었던 적도 있었다.  나만 그런게 아니었다. 아내도 그랬다.  잠옷바람으로 서서 한참을 보고있었다.

새순이 나왔냐고 물어보면 아니란다.  그런데 왜 그렇게 보고 서있냐고 물으면 자기도 모르겠단다.

나도 그렇다.  왜 서있냐고 물으면 나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

내가 하는 일중에서 제법 공을 들이는 것 중에 하나가 화분의 식물들을 가꾸는 것이다.  마트에 가서 흙도 사고 화분도 사고, 식물에 좋다는 비료도 사고 날수를 계산해서 물도 준다. 딸녀석이 말하기를 내가 물을 너무 많이 줘서 과습이 되어 잎이 누렇게 변했단다.  그러든 말든 물주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많이 먹어야 잘자랄 것 같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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