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게임

by 김세

남편과의 한 참 연애질을 할 때이다.

둘은 경주로 가기 위해 일반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렸다.

시내버스는 더디게 왔고 한참을 기다린 후 고속버스로 가는 꽉 찬 시내버스에 올라타게 되었다.

남편은 나의 뒤를 바로 타고 나의 버스비를 같이 내려니 하고 비좁은 버스 안을 뚫고 뚫고 뒤로 들어갔다.

버스는 출발을 하지 않고 버스 운전기사의 고함치는 소리만 들린다.

"어이 카트 머리 차비 내세요"

"누군지 알면서 빨리 차비네요 버스 안 갑니다"

여기저기 사람들은 누구냐 누구야라며 수군거리기 시작했고 나는 남편에게 누군지 말을 듣지 않는다고 흉을 보려니 많은 사람으로 인해 키 작은 남편은 보이지 않았다.

고속버스 터미널에 내리면 보이겠지 하며 무 신경에 버스 운전기사님의 고함치는 소리가 듣기가 싫어 서서 창밖만을 보고 있었다.

"에이씨 뻔뻔하네 그 아가씨"

기사님의 ko패로 진 것인지 버스는 출발하게 되었고 20여분을 달려 드디어 고속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그 당시 갈 곳이라고는 뭐 유원지 유적지 말고는 특별히 없었고 개인 자동차를 많이 갖고 다니는 그런 시기가 아니었다.

시내버스 안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내렸고 터미널에는 휴일이라 사람들이 아주 더 많았다.

시내버스에 내려서 보니 남편은 보이지 않았고 나보다 먼저 내려 화장실이라도 간 것인지 잠깐 기다려보기로 했다.

몇 분 후 내가 타고 내렸던 같은 번호의 버스가 눈앞에 서고 그 버스 안은 비좁거나 그렇다고 텅텅 비지 않은 다들 서있는 사람 없는 넉넉한 모습이었고 그곳에서 낯익은 남편이 내리는 것이었다.

"어 왜 여기서 내려?"

"바로 뒤에 같은 버스가 오길래 저거 타자는 말을 하고는 버스를 타고 보니 네가 없더라"

"나 못 들었어 사람이 많아서 소리가 안 들렸어"

"버스비는 우쨌노?"

"안냈어...아!"

이제야 고래고래 고함치며 버스비를 내라 독촉하시던 버스기사님의 그 뻔뻔한 아가씨는 나였던 것이다.

그 시간부터 얼굴에서는 열이 나고 땀도 흘러내리고 주위에 같이 버스를 탄 사람들이 있는지 눈치를 보게 되었고 혹시나 종점에 버스를 세워두고 나를 찾아와 나에게 무어라 화를 낼 것 같아 심장이 벌렁거려 미치는 줄 알았다.

"운전기사 아저씨가 버스비 내라고 고함치고 난리 났었는데 그게 나였어"

"뭐 너 원래 뻔뻔하지만 모르고 당한 일에는 순진한 얼굴이라 멍하니 그냥 아닌 줄 알고 관심도 없었지?"

정확하게 나를 알아 내 남편의 조건에 합격이었을 것 같은 찰떡같은 소리를 한다.

"응 어느 미친년이 저렇게 말을 안 듣나 했지 없으면 없다고 사실대로 말하지 못 댔다고 생각했다"

"괜찮다 뒤 버스에 두 사람 꺼 나도 모르고 냈으니 샘샘이다"

이래나 저래나 두 사람의 버스비는 냈지만 앞차의 기사님은 얼마나 혈압이 올랐을까 미안하기도 했다.

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오빠가 소나타 새 차를 사게 되었고 흰 프라이드는 남편에게 와 중고 차이지만 생애 처음의 애마가 되었고 우리 부부는 버스 사건을 잊어 먹고살게 되었다.

브런치에 남편에 관해서만 글을 쓴다고 하니 남편은 버스 사건을 적어보라 조언을 한다.

두 번째

22년이 훌쩍 지나 난 제대 축하 겸 아들에게 아이폰을 사 주었고 아들은 아무데서나 순진하게 자기 눈에 이뻐 보이고 좋아 보이는것은 마구 찍어 데었다.

무음으로 해서 사진을 찍어도 카메라의 불은 번쩍 번쩍였고 그것으로 인해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는 큰일이 생기고 말았다.

"엄마 나 큰일 났어"

"왜... 무슨 일 다쳤어?"

아들과 통화를 하고 있는데 아들의 전화기 안에서는 어떤 여자의 고함치는 소리가 까랑까랑하게 들려왔다.

"누구야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아 내가 버스 밖에 있는 간판을 찍었는데 어떤 아줌마가 아줌마를 찍었다고 왜 찍냐고 난리를 쳐"

"그 여자 안 찍었어?"

"내가 아줌마를 왜 찍어 밖에 간판 이뻐서 찍었어"

아들은 그림도 좋아하고 그리고 디자인과라 특별한 그림에 관심이 아주 많은 아이 었다.

"근데 왜 그래?"

"몰라 이상한 아줌마야 나를 경찰서에 데려간데"

"뭐 경찰서?"

경찰 집이라 경찰이 별로 무섭지는 않았지만 경찰서까지 갈 일이라는 것에 참으로 난감해지기 시작했다.

버스 하차를 하는 곳 바로 위에는 파출소가 하나 있었고 남편과 나는 그곳으로 달려갔다.

"여보 여자가 아줌마라고 해도 어리고 이쁜가보다 다른 남자들이 많이 찍어댔나 보다 그러니 저러지 그 새끼는 아비 닮아 이쁜 여자만 좋아하고 따라다니더니 일 낼 줄 알았다 어유 창피하게 뭔 짓이야"

난 이미 아들을 경범죄? 에 해당하는 이상한 짓을 했다고 생각을 했고 남편은 씩씩되며 가던 나를 조용히 따라왔다.

나는 파출소에 도착하면 아들의 뒤통수를 한대 날리고부터 시작하려 마음을 먹었다.

"제대한지도 얼마 되지도 않은 놈이 일을 만드네 이런 미친놈 휴대폰을 뺏어 버릴 거야"

드디어 파출소에 도착하였다.

파출소에는 아들과 사진을 찍었다는 여자의 엄마로 보이는 사람이 서있었다.

"안녕하세요"

경찰의 얼굴이 좋지 않았고 순간 큰일일것 같은 느낌이 팍왔다.

"엄마"

"경찰 아저씨 어떻게 된 일이에요?"

"아 이 학생이 저 아주머니를 찍었다고 하길래 지금 학생 핸드폰 조사하고 있어요"

난 경찰의 저 아주머니라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피해 여자의 어머니인 줄 알았던 여자가 피해 당사자라는 말을 듣고 아 이건 아니다 싶어 그 여인에게 다가갔다.

남편은 이미 내가 어떻게 나오리라는 것을 알았는지 내 팔을 잡았고 난 뿌리치고 당당하게 다가갔다

"아주머니 전 51인데 아주머니는 실례지만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57이요 왜요?"

"본인이 이쁘다고 생각하세요?"

"......"

"아줌마 이리 봐도 저리 봐도 내가 아줌마보다 어리고 아니 어르신보다 어리고 인물도 나은 것 같은데 뭘 믿고 아들이 아줌마를 찍었다고 생각하세요?"

경찰은 곤란하다듯이 나에게 말을 한다.

"아주머니 그런 말 하시면 안 됩니다"라고 하고 웃으신다.

"아줌마 사람이 얼굴을 비하하면 안 되지만 이건 아니잖아요 나도 이제 늙어가 누구 하나 안 봐주는 여자라는 것을 인정하고 사는데 도대체 아줌마는 어디에 자랑할 것이 있어요 어디예요 그곳이 네?"

"이 학생이 나를 보며 막 찍었어요 물어보세요"

"제가 쓸데없이 아줌마를 왜 찍어요 찍을게 따로 있지"

경찰은 핸드폰을 차분히 보고는 아무것도 찍힌 것이 없다는 말씀을 하고 아들에게 사과하라는 말을 했다.

"이 새끼야 사람이 괜히 쓸데없이 오해를 안 하게 찍어야지 왜 이런 문제를 만들어 어?"

아들은 나의 본론이 시작됨을 눈치를 챘는지 순순히 대답을 하고 멀찍이 물러선다.

"아줌마 난 내가 봐도 아줌마 나나 다 인물이 다 별로예요 그리고 심심하신가 본데 누군가 내 사진 찍어서 어디 쓸모가 있을까부터 생각해보시고 또 11월이라 짧은 것 입은 것도 없고 이렇게 꽁꽁 싸매고 다니시는데 착각도 너무 엄청나게 하고 사시는 것 아니에요?"

"여보 그만하고 가자 안 찍었다고 하니깐 그냥 가자"

"내 아들 경찰서까지 끌고 왔는데 사과하세요"

"......"

"아줌마 이러시면 괜한 무고죄로 저도 고소합니다"

"내가 왜 사과해요 분명 찍은 게 맞는데"

"경찰 아저씨 저희 고소할 겁니다 이 아줌마 이름이랑 다 적어주세요"

"그냥 학생한테 사과하시고 가세요 "

"안 해요 내가 왜 해요 찍은 게 맞는데"

나는 사과하면 그냥 안녕히 가세요로 끝을 맺으려 했다.

"아니 니 인물을 봐 네가 여자 얼굴이냐고 키는 작고 벌건 옷에 니 꼬라지를 알아야지 니가 이 얼굴로 사진 찍어 달라고 해도 아무도 찍기 싫겠어 창피한 걸 알아야지 이게 뭔 꼴이고"

경찰 아저씨는 이번에는 일어서서 나에게 다가와 말리기 시작했다.

"학생 어머니 그런 말씀으로 하시면 안 됩니다"

"저도 알아요 저도 제 주제를 알고 사는 바라 이 아줌마의 도가 지나친 꼴값에 분통이 터져 그래요 휴대폰에서 찍힌 게 없다는데 왜 안 믿고 이 지랄이죠?"

"지랄?... 여기 오기 전에 지웠을지 어떻게 알아?"

아들은 벌떡 일어나더니

"아줌마... 다른 건 찍어도 아줌마는 안 찍고 못 찍어요"

"들었죠 집에 아들이나 딸이 있으면 아줌마 꼴을 한번 보시고 아주 진지하게 물어보시고 또 이야기 들어보시고 억울하면 내일 다시 파출소에 와서 다시 부르던지 신고하던지 하세요 어유 주제를 알아야지"

난 내가 할 수 있는 온갖 비겁한 말은 다 퍼부었고 아줌마에게는 그 일의 사과를 받지 못하고 그렇게 돌아왔다.

"여보?"

남편이 조용히 부른다.

"왜요?"

"당신 얼굴이... 빠락빠락 고함처서 시원해 보인다 그렇지?"

"응 시원해"

나는 뒤따라오며 핸드폰을 쳐다보는 아들의 뒤통수를 내려쳐버렸다.

"이노무시끼야 남들이 오해 할 짓 하지 마 너 때문에 몇 사람이 인생무상을 느끼고 사냐?"

"알았어요 근데 엄마 얼굴이 진짜 시원해 보인다"

나는 시원했다.

집안에서 하루 종일 말없이 있으려니 답답했는데 아주 크게 내지르고 온 나는 왠지 속이 후련했고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그 아주머니는 집에 가서 나의 얼굴을 그려 놓고 화살을 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내려놓을 것이 있고 젊은 사람에게 인정할 것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기에 나이 든 얼굴에는 책임도 있어야 한다.

그냥 나이만 먹지 않기를 그래서 과한 고집으로 사이가 안 나빠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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