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 날씨도 좋고 샤프하게 머리카락을 자른 남편이 좋아 보였다.
그래서 좋은김에 가기 싫은 산에 억지로 끌려 나왔지만 따뜻하고 왠지 여유로워 보이는 도로가 좋았다.
그래서 등산도 할 겸 가까운 절에 가게 되었다
그냥 좋았다.
햇볕도,나무에 걸려있는 거미도,화장실 앞에 유니폼도 아닌데 비슷한 붉은 옷으로 친목을 다지는 여인네들도 좋았다.
절에 올라가는 길 살랑살랑거리며 나의 머리카락을 휙 넘겨버리는 바람 새끼들이 귀여워 괜한 웃음이 나올 정도로 좋았다.
그래서 남편과 절의 스폐설한 메인인 대웅전에 들러 1000원의 시주를 하고 먼산을 바라보며 참 인생은 별것이 아니라는 것이라는 희안한 번뇌를 느끼며 신발을 신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면 금방 변할 속세주의자가 되겠지만 그날 만큼의 내 기분은 어느 뛰어난 불교 열반스님의 발꼬락의 떼라도 된 것 같았다.
거기까진 참 좋았다.쓸데없는 갬성에 젖어 머리속 분위기는 성공했기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분명 가벼우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높은 대웅전에서 본 스님 네 분은 나의 눈과 마음을 생재기를 내듯 상처를 입혔다.
내 눈에서는 보고 싶지 않던 절에서의 완전한 속세 주의를 본 듯했다.
아주 좋은 SUV의 차를 절안까지 끌고 들어와 호수의 줄을 늘려 차에게 샤워를 시키려 물을 휙휙 뿌리고 있었다.
그래 스님도 사람이라 좋은 차에 세차도 할 수 있다.
그게 뭐라고 별다를까 싶었다.
하지만 바로 옆에는 큰 절구 안에 물이 쫄쫄 흐르고 그 큰 돌절구의 가장 위의 그곳에는 작은 돌 불상이 세워져 있었다.
그곳에는 절에 기거를 하시는 분인지, 절에 불공을 드리러 오신 분인지, 헝겊으로 물을 적셔가며 그 작은 돌 불상을 씻고 있었다.
그곳 바로 옆에서 스님들이 비싼 SUV 씻고 있었다.
"여보.. 저 장면 좀 이상하지 않아"라고 물었다.
요즘 종교인은 순수한 성직자가 아니라 그냥 직장인 같았다.
"이야 차 좋다 국산 SUV 중 제일 비싼 거네 보통 옵션 좀 넣으면 팔 구천은 하는 건데"
"스님의 월급이 그렇게 많아?"
"나야 모르지 스님이 아니라서"
그랬다 남편은 그들이 아니라 월급이 얼마인지도 모르지만 스님이 월급을 받는지 조차 모른다.
"저기 돌 불상의 먼지는 스님들이 닦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게 차는 아주 깨끗이 잘 닦고 있는데 즐겁게"
"세상... 참 편하게 산다 저 스님들은..."
나는 불상을 관리하는 건 기거하는 공양 보살이나 불공드리러 온 신자가 하는 것으로 결론을 보았다.
그럼 스님들은 뭘 하지?
"세차"
"일광욕"
"큰 웃음"
"저기들끼리 즐거움"
그래서 나는 그냥 아무것도 못 본 사람처럼 내려오고 싶지 않았다.
왠지 모른척하기는 약간 억울했다.
남편은 나의 넓은 오지랖을 잘 아는터라 내얼굴 나의 입술을 쳐다보았다.
그래서 보고있는데 해줘야할것같아 큰 소리로 고함쳤다.
"이곳은 도둑놈이 많구나, 어이고 차 좋다"
작아서 들리지 않은 것일까 여전히 그 보살님 옆에서 네명의 스님은 떠들고 있었다.
그래서 더 크게 질렀다
"이야 여긴 도둑놈이 있네, 차는 우리보다 더 좋은 거네, 아이고 비싸 보인다"라고 하니 눈이 딱 마주쳤다
아 속이 시원했다.
몇시간을 참은 소변을 시원하게 본것처럼 난 방광을 확실히 비운 시원함을 느켰다.
말을 크게 해서 시원한 건지, 나랑 눈이 마주쳐 시원한 건지 여하튼 시원했다.
남편은 옆에서 ㅋㅋㅋ웃기 시작했다.
나는 원래의 믿음대로 살아갈 것이다
스님을 믿지 말고 부처와 좋은 사람들만 믿기를...
그래서 가장 존경 받을만한 사람들을 부처라고 열반을 이룬 무소유의 스님을 존경할것을 내마음에 두고 약속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