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의 목표 및 전략 그리고 팀원의 역량은 매우 중요하다.
오래된 영화이지만, 소말리아 내전에 투입된 미군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보았다.
그런데, 보는 내내 열받게 하는 순간들이 많은 그런 영화였다.
소말리아 군벌이 미군을 공격하자 특임부대들이 편성되어 모가디슈로 파견된다.
그런데 3주 예정이던 작전임무가 6주가 되어도 해결되지 않자 워싱턴에서는 마음이 급해진다.
여기에서부터 비극은 시작된다. 불길하다.
지휘관인 장군은 판단력이 흐려진 듯하다. 치밀하지 준비되지도 않았는데 작전명령을 하달한다.
1시간이면 작전 성공 후 귀환이라고 하여 야간투시경, 방탄복 등 물자도 제대로 챙기지 않는다.
너무 쉽게 생각해서일까? 너무 잘못된 정보 때문일까?
어설픈 정보에 의한 급습.
그러나, 거기에는 목표물은 없었다.
거기는 적군의 수가 매우 많은 벌집이었다.
이런 정보도 없이 급습이라니.
지휘관은 계속해서 밀어붙인다.
그런데, 너무 간단히 제압할 것이라는 확신이 문제였을까?
중화기도 없이 보병들만 갔다. 소총만 들고.
그런데, 상대는 중화기로 무장한 적군들이었다. 포탄이 날아온다.
미군이라기에는 너무 초라하게 소총의 총알에 의존한다.
항공지원도 안된다. 헬기도 추락하고 연이어 또 추락한다.
주변에 미군의 항공지원이나 기갑 전력의 지원도 없다.
(나중에 유엔평화유지군 장갑차가 도와주기는 하나, 결국 장갑의 호위도 없이 뛰어서 복귀한다.)
제일 얄미운 것은 헬기 지휘부이다.
상공에서 관찰하면서 지원을 제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대략적인 정보를 지휘관에게 제공하고 지휘관은 이를 따른다.
다른 헬기들은 투입돼서 죽어나가는데 이 지휘부 헬기는 여유롭게 먼 상공에서 관찰만 한다.
결국, 매우 많은 희생을 해 가면서 탈출을 위한 탈출만 감행한다.
결국 목표달성은 이미 실패했고, 그저 살아남기 위한 사투만 계속된다.
최초의 적군 수장 에이디드의 부관 두 명을 납치하는 목표도 이미 없다.
그냥 생존을 위한 탈출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회사에서도 이런 상황은 익숙하게 보인다.
상급 회사나 고위 경영진들의 조바심. 그리고 무리한 업무적 요청이나 하달.
이를 받아서 반드시 빠르게 수행하고자 하는 우리의 바로 위 경영진의 성급한 목표 설정 및 업무 명령 하달.
그리고, 그 휘하의 여러 부하사원들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따라간다.
그런데, 잘못된 목표 설정이었다면?
상위 리더 개인이 하달받은 목표이거나 본인이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목표일 뿐이지 정말 치밀한 계획하게 설정한 목표가 아니라면?
물론, 이런 목표를 설정하기 위한 기초 데이터를 부하들이 잘못 주었을 수도 있다.
사유야 어찌 되었건 이런 업무수행은 결국 대실패라는 참사를 불러올 수 있다.
이제 곧 연말이다.
연말에는 많은 기업들이 조직개편을 하게 된다.
리더 개인들에 대한 평가가 종료된 후 이 결과를 조직개편에 반영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1년 동안 잘못 설정된 목표를 따라갔거나, 또는 목표대로 잘 이행되지 않아서 중간에 성과미달인 경우의 조직들은 조정되거나 없어진다.
부서가 없어지기도 하고, 개인들이 다른 조직으로 이동하거나 심지어 회사를 이동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리더가 아닌 팀원 개인들 차원에서는 본인은 조직에서 명 받은 일을 열심히 하기만 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불만이 가득하다.
나는 열심히 했는데 지휘관의 잘못된 방향성과 안목 부족으로 실패했다는 이유이다.
물론, 대부분 수긍이 간다. 하지만 일부 아쉬운 점도 있다.
중간에라도 정말 잘못된 길로 가고 있으면 이를 제대로 보고하고 최선의 노력은 했어야 한다.
미리 말하지 않고 뒤에 결과만 가지고 불평하는 것은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전쟁영화를 보면, 회사의 조직체계와 매우 유사하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현재의 회사라는 조직제도가 군대조직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하다.
대부분의 상급 지휘관들은 지휘통제소 안에서 모니터를 보거나, 보고 내용을 바탕으로 작전을 지휘한다.
회사도 마찬가지이다.
상급 리더들은 본인 집무실에서 보고자료가 올라온 내용들을 보고 받기도 바쁘다.
정말 현장에서 어떤 일이 있는지는 공식적 현장방문 일정을 만들어야 간신히 갈 수 있다.
그 시간에도 현장에서는 각종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보급이 딸리고 더 이상 총탄은 없는데, 적들은 밀려들고 어떡하든 방어해야 한다.
전사자가 속출하고 인간의 본성에 의존하고 멘털이 내려앉는 순간을 반복하고 있다 보면, 자신이 죽어있던가, 살아 있다가 전투가 종료된다.
결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조직체계 내에서 하루하루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어찌 보면 전투현장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기에서 회사와 군대 모두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결국 업무와 전투는 사원(팀원)과 전투원(보병 등)들이 하는 것이다.
아무리, 업무가 자동화되고, 첨단무기가 많아져도 결국 ‘사람‘이 투입되어야 마무리된다.
아무리, 뛰어난 임원이 있고, 훌륭한 지휘관이 있어도 결국 사람이 들어가서 진행해야 하기에,
(1) 제대로 된 방향성, 목표설정하에서의 치밀한 전략, (2) 현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전투원들의 역량과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전투원의 생존 + 임무 완수'이다.
(아주 예외적으로 자살특공대 식의 공격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는 제외하기로 한다.)
회사는 경영진들에게 '성과달성을 위한 목표설정을 제대로 하고, 이를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을 정하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조직 내 역량을 확보하면서, 제대로 실행하라.'라고 지속적으로 권고하기도 한다.
그런데, 많은 경우 그렇게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제대로 된 목표라기보다는 위에서 하달된 목표를 그대로 전달하거나, 본인이 달성할 수 있을만한 것만 설정하거나, 잘 모르고 설정하거나, 회사보다는 본인 승진에 도움 되는 것 중심으로 설정하기도 한다.
그리고, 실패하면 현장 전투원들의 역량을 탓하기도 한다.
그러나, 잘못된 목표 하에서는 제 아무리 훌륭한 역량을 가진 전투원도 생존하기 어렵다.
게다가, 이런 경우에는 인력육성 방향도 실제 해결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보다는 본인 지시를 잘 이행하는 것이 '업무를 잘하는 요원'으로 규정하고 이런 인원들을 양성하기도 한다.
그러니, 실제 전투에서 생존 확률은 거의 없을 수도 있다.
영화에서 개리슨 장군은 말한다.
“한 명의 전우도 빠짐없이 반드시 데리고 와라.”
그런데, 이 대사에서 정말 진심으로 부하들을 위해서 돌아와 달라고 절규하는 말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실제 영화가 의도한 바와는 다를 수 있지만) 내 해석상으로는 “전사자를 내버려 두고 오는 것이 나중에 더욱 문제가 될 것 같아서, 다른 인원들의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전사자를 귀대시켜야 한다.”는 말로 해석되었다.
결국, 잘못 판단된 작전 명령으로 인한 피해를, 또다시 다른 부하들을 피해자로 양산하면서 최대한 해결하려는 모습으로 느껴졌다.
현실에서 발생할 수도 있는 문제들이 그대로 영화에 투영되어 있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오늘도 회사에서 수많은 의사결정을 하는 경영진들이 있으실 것이다.
경영진은 본인의 판단과 명령을 항상 신중하게 해야 한다.
별거 아니게 생각한 작은 지시 하나가 말단의 담당자에게는 수일의 야근을 해서도 해결하기 어렵고, 극단의 스트레스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
현장에서 고생하는 부하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명확한 목표와 확실한 지원을 통해 조직이 원하는 결과를 달성해 내는 훌륭한 경영진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어떠한 경우에도 개인들이 본인의 생존확률을 높이기 위해 개인의 역량을 향상하는 것은 항상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