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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지원 Nov 02. 2024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_ 평가, 협업, 리더

흑백요리사에서 발견한 3가지 _ 평가자, 팀협업 그리고 리더십

흑백요리사는 너무 유명하고 인기 있었던 프로그램이므로 각 장면별로 기억을 많이 하고 있을 것이다.

(참고로 나는 흑백요리사를 7화까지만 본 상태이고 아래의 글도 여기까지의 내용으로만 작성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흑백요리사' 관련 HR 분야 글들이 상당히 많이 올라오고 있다.


다른 글들과 다소 중복일 수 있지만, 그 긴박했던 몇 가지 장면에서 HR 적인 요소들을 이야기하려 한다.


평가자


경연프로그램에는 반드시 심사위원이 있기 마련이다.

회사에서는 인사평가 장면에서 평가자가 아무래도 이런 사람이 아닌가 한다.

흑백요리사에서는 안성재 셰프와 백종원 대표가 심사위원인 평가자로 참여한다.

둘의 특성은 다르다.


안성재 셰프는 채소의 익힘 정도, 간의 절제, 불 조절을 통한 기술의 완성도, 재료의 본연의 맛을 살리는지를 상세한 점수까지 내면서 평가를 한다.

요리사로서 재료를 존중하고 얼마나 효과적으로 요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었느냐에 대해서 평가한다.


백종원 대표는 맛있음의 정도 즉 맛을 중요시한다. 세부적으로 들어간 재료 간의 유기적 조합 그리고 다시 먹어보고 싶은 요리인가를 평가한다.

그리고, 평가 시작 전에 맛으로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평가자는 평상시에 본인의 평가 기준을 공개하게 된다.


업무를 지시하고 결과적으로 완료했는지 의도한 대로 잘 수행했는지 성과는 어떻게 나왔는지 등을 평가한다.

어느 정도는 예측 가능성을 가지고 팀원들이 업무를 수행하게 되고, 평가자는 이를 평가하게 된다.

평가자가 평가를 정성적으로 하든, 정량적으로 하든 방식의 차이가 공정성을 결정적으로 좌우하지는 않는다.

앞의 다른 글에서도 살펴보았지만, 정량적이라고 하여 반드시 객관적이고 공정한 것은 아니다.

(앞의 글, 평가 8_인사평가를 정량지표로만 평가하면 공정할까요?)


이런 측면에서 정량평가의 최고봉이었던 안성재 셰프의 평가는 공정했을까?

일단, 요리 본연의 완성도를 중요시하는 평가 방식은 예측하기 어렵다.

평가자의 평가기준이 미리 공유된 바 없기 때문에, 최초의 1라운드는 다소 공정성 측면에서는 문제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

안성재 셰프와 유사하거나 같은 음식 철학으로 음식과 재료를 대하지 않으면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구조이다.

복수의 평가자가 논의하여 1라운드 결과를 낸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보류단계에서는 같이 심사했지만) 1명의 평가자의 자기만의 평가기준은 만약 이러한 평가가 인사평가였으면 공정성 시비가 있거나 이의제기가 있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1라운드 떨어지면 끝이니까.

이런 측면에서는 차라리 ‘맛’을 중점 요소로 보는 백종원 대표의 평가를 넘어서는 것이 많은 요리사들에게는 익숙한 평가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일반적인 인사평가에서도 보편화된 평가기준이 아니고 자기만의 평가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면, 목표설정 때부터 이를 고지하거나 그래도 중간리뷰 단계에서는 평가기준에 대해서 미리 고지해야 공정성 이슈가 없을 것이다.


협업.  팀플레이


팀 플레이를 하는 장면이 있었다.

백수저팀과 흑수저팀으로 나뉘어 경합을 해야 한다.

흑수저팀은 비교적 본인이 팀에 기여할 수 있는 바를 먼저 고려해서 팀에 기여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백수저팀은 본인의 주된 역량분야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업무분장에서 서로가 잘하는 분야만 하려 한다.

초반에 이러한 교통정리가 덜 된 상태에서 일단 시작을 하다 보니 손발이 안 맞는다.


그런 이슈들은 회사에서 업무 진행 시 흔히 발생한다.

프로젝트가 구성되어 모였는데, 원래 주특기 분야에서 활약하기를 바라는 인원들이 그 분야에서의 성과만 내려한다면 좀 어색하다.

프로젝트는 기능 부서가 아니라 목적지향 부서로 구성되는데,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기존 주특기를 최대한 살리되 실제 업무분장에서는 목적 달성을 위한 변화가 대부분 뒤따를 수밖에 없다.


일반조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만약 전문가들로만 구성된 팀이 있다고 가정하자.

자기 분야 업무는 잘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조직은 부서 간 협업을 통해서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문가들이 자기 분야의 원칙만 내세워서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

남의 의견을 듣고 수용하고 조정해서 결론에 이르러야 한다.

그래서 오히려 회사는 소수의 전문가와 다수의 일반담당자들이 있을 때 더욱 시너지가 나는 경우가 많다.



리더


이러한 과정에서 리더의 초기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명확한 역할분담 및 체계에 대한 설명으로 초반의 우왕좌왕을 줄여야 한다.

프로젝트팀이 구성되었는데 1개 주제에 모든 인원이 우르르 쏠리게 되면, 에너지는 낭비되고 업무도 잘 될 수 없다.


리더의 우선적인 배분, 그리고 정확한 어싸인이 중요하다.

리더는 초반에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리고 그림 초안을 팀원에게 공유해야 한다.

초기 분장된 역할하에서 업무를 진행하되 초반에 빈 곳을 확인하고 추가로 채운다.

완성된 분장 모습에 다가가게 계속 챙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멤버들이 본인의 강점을 살리면서 주어진 업무분과에 충실하게 해야 한다.

급하다고 말은 하면서 작은 거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

큰 거 1개에 중심을 설정하고 작은 사항들이 따라오게 통솔해야 한다.


정할 건 정해야 한다. 정하지 않고 일단 하는 것은 없다.

목표로 가는 중간단계에서 중간 점검은 필수이다.

어려운 큰 목표는 중간목표를 팀원들에게 일임하고 중간결과를 리뷰한다.

지시는 한 명이 한다.

너무 복잡한 이슈들은 복수합의체제로 의사결정 기구를 운영할 수도 있다.


멤버들 입장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기본기이다.

칼을 못쓰고 채 썰기를 못하는 요리사를 상상할 수 있겠는가?

프로젝트팀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제일 기본적인 기본기는 모든 인원들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기본기부터 가르치면서 프로젝트를 기한 내 완수할 수는 없다.

언제든지 프로젝트팀에 투입될 수 있다는 각오로 기본기를 다듬고, 본인의 강점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보면 기회는 온다.




인기 있는 시리즈라서 한번 보았는데 점점 몰입하여 보고 있다.

시리즈물 한 개에서 상당히 많은 시사점들이 나오고 있다. 

그다음에는 더 재미있다고 하는데 열심히 보면서 추가로 배울 점들을 이끌어 내 봐야겠다.


오늘도 회사에서 리더역할 하시느라 고생하시는 리더님들을 응원하고,

그 리더님들 산하에서 자기 분야를 열심히 수행해 주시는 팀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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