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담당자로서 M&A 업무 시작하기
인사업무를 하다 보면 우리 회사가 다른 회사를 인수하거나, 또는 우리 회사를 분할해서 2개 이상의 회사로 만들거나, 혹은 우리 회사의 일부를 매각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모든 기업변동 주제를 흔히 M&A라고 표현한다.
문제는 인사업무를 하다 보면 수년에 한 번꼴로 (어떤 인원들은 인사를 20년 해도 한 번도 못해보는 인원도 많음.) 이러한 주제의 업무가 떨어지게 될 수 있다는 것이고, 경험이 없으니 우왕좌왕하거나 외부 전문가들에게 의존해서 업무를 처리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외부 전문가들에게 맡기더라도 (협업하더라도) 필요 수준의 검토를 통해 해당 업무의 Main 담당자로서의 주도권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HR에서 M&A는 크게 3가지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1) 제도의 비교 및 향후 적용 안. 회사가 합쳐지든 인수만 하든 팔든 어떤 경우에도 제도 비교를 통해 "인건비" 소요 예상을 해야 한다,
2) 인원 이동 이슈. 누구를 어떻게 설득해서 받거나 가게 할 것인가?,
3) 각종 리스크 관리. 노동조합이 반대하면? 구성원들이 안 가면? 파악하지 못한 채무가 너무 많다면? 핵심인력은 모두 빠지고 오게 된다면? 등등 너무 많은 리스크가 있다.
이렇게 아주 크게 보면 3가지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제도의 비교? 아마도 업무수행하면서 많이 해 본 업무일 것이다. M&A라고 해서 엄청나게 거창한 것이 있는 줄 알았는데, 제도 비교라고? 실망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업무가 시작이다. 서로 다른 회사의 구성원들이 적용받던 제도는 당연히 다를 것이고 이를 비교해서 변형된 제도를 만들거나 1개 제도로 합해야 한다. 문제는 단순 비교만 한다고 업무가 종료되는 것이 아니고, 이동하거나 변화가 발생하는 구성원 입장에서의 유불리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고, 불리한 것을 어떻게 조치해 줄 수 있는지, 만약 불리하게 적용/변화시켜야 하는 것이면 이를 어떻게 변화관리할지에 대한 기획이 필요하다.
법적으로도 수많은 판례들을 통해서 영업양수도 형태를 띤 인수합병의 경우, 기존의 근로조건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을 기본적인 원칙으로 형성되고 있다. (아니면, 불리해지는 제도를 취업규칙 변경이나 단체협약 변경을 통해서 불이익 변경 절차를 거쳐서 적용해야 한다.) 그래서, 제도 비교를 통해서 어떤 제도는 불리한 것을 일부 보완해 주는 제도를 설계하고, 어떤 것은 불리한 것을 유지하되, 종합적으로 판단 시 불이익하지 않게 하는 것이 Key이다.
(물론, 법적 판단으로 불이익하지 않다는 것과 구성원들의 마음 또는 노동조합의 판단 시에도 불이익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법적 판단으로 불이익하지 않은 경우에는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한 사전 설명과 논의를 거쳐서 회사에서 하고자 하는 제도를 적용할 수 있는지가 제일 중요하다.)
회사가 흡수되면서 내가 다른 회사 소속으로 변경되거나, 회사가 분할신설/매각되거나, 회사가 신설되고 퇴직 후 이동하거나 등등 모든 장면에서 구성원 입장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나는 가만히 있는데, 하는 업무도 동일한데, 회사만 바뀐 것이다." 그런데, "근로조건이 달라진다?"
기존 회사의 제도를 그대로 들여와서 취업규칙을 2개 이상으로 분리하고 별도의 인사제도를 적용하거나, 아니면 힘들어도 절차들을 거치면서 1개의 제도로 통합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제도 안이 있어도 결국 앞으로 같이 일할 구성원들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하고 변화관리 계획을 통해 명확하게 설명하고 오해를 풀고 앞으로의 비전을 같이 할 수 있는 신뢰를 형성하는 것. 이러한 검토의 시작은 거창하지 않고 "제도의 비교"에서 시작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