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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지원 Sep 02. 2023

영화 '공조 2 인터내셔널' _ 협업

목표달성을 위한 진정한 협업이란?

오랜만에 넷플릭스를 통해서 영화를 보았다. 현빈-유해진 주연의 '공조2 인터내셔널' 스토리 전개도 대부분 국내이고 국제 마약상 관련 내용이긴 하지만 그보다는 다니엘헤니가 출연하면서 '인터내셔널'이 된 느낌.


스토리는 북한 출신 국제 마약상을 잡기 위해서 한국-북한-미국의 형사들이 공조한다는 이야기이다. 1편에서는 한국-북한만 공조했다면 미국이 잠시 개입하는 스토리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스토리에 대해서는 더 이야기하지 않는다. 1편과 마찬가지로 공조 수사를 한다. 목표는 원래 1개인 줄 알았지만, 중간에 보면 3명 모두가 서로 다른 목표를 위해서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나중에 결론은 서로의 목표를 완수하고 영화는 끝이 난다.


우리가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1개 부서에서 완결이 되지 않아서, 여러 부서가 모여서 업무를 수행하고 '회사'의 목표를 달성하는 노력을 한다. 프로젝트, Task Force, 아메바 조직, 매트릭스 조직, 애자일, 버츄얼 조직 등등. 명칭과 종류는 다양하다. 각 운영방식과 특성이 다르긴 하지만, 공통점은 "다른 조직에서 한곳에 모여서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원래의 각 전문성을 발휘하고 협업하여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너무 일반화 시켜버렸다면 미안합니다. 여기에서 각 업무방식의 이론적 특성을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니 양해 바랍니다.)


조직개편을 하다보면, 전통적인 팀의 역할로 나누기도 애매하고,  그 업무가 영속적일 거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기존의 팀에 이런 역할을 주다보면 그 팀의 역할과는 너무 동떨어지기도 하고 (새로운 시도는 못하고 기존 팀의 시각에서 업무만 마무리 짓는 순간도 오고) 하는 등의 순간이 발생한다. 그러면, 가상의 임시조직 (이하에서는 "임시조직"이라고 한다)을 그리고 여기에 각 기능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일을 하게 된다. 여기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협업일 것이다. 그러면, 왜 이런 협업체계를 구축해서 임시조직까지 만들게 되는 것일까?


첫째, 진정한 협업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목표를 도출하고 새로운 방식을 도출하기도 한다. 이런 것을 위해서 임시조직을 꾸리고 운영하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기존 어느 팀에 임무를 주었으면 그 팀의 전문분야 기반으로 그 팀의 시각에서 다른 부서들의 의견을 참고만 해서 그 팀의 판단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사실상 임시조직을 통한 새로운 결론 도출과 시너지는 기대하기 어렵다. 각 기능이 모여서 업무를 수행하니 각 기능의 논리에 맞추어 처음에 주장을 하게 된다. 그러면, 공동의 목표를 도출하는 것도 어렵고, 향후 전개방안을 고민하기도-도출하기도 어렵다. 풍선 효과처럼 어느 한쪽을 누르면 어느 한쪽이 부풀어 오르게 되고 기존 각 영역의 입장에서는 수용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서로 토론하고 논의하여 결국은 새로운 대안을 내거나 아니면 어느 한쪽이 Risk를 감당하고 조직 전체의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둘째, 누가 대장이라고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대장을 선임하기 어려운 경우에 협업을 통한 임시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임시조직을 만들고 리더도 선임한다. (업무를 추진하기 위해서 필요하니까)  그런데, 이 리더는 기존 전통조직에서의 리더와 다르다. 즉, 의사결정 권한을 구성원들에게 많이 위임해야 한다. 물론, 일반 조직의 리더도 권한위임과 의사결정시 의견수렴을 당연히 해야 하지만, 임시조직의 리더는 더욱 많이 위임하고 의사결정도 독단적으로 해서는 안된다. 임시조직을 왜 만들었지? 새로운 거 하라고. 그런데, 기존 조직에서와 동일한 패턴으로 의사결정을 한다고? 서로가 각 분야 전문가이니 맡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면서 발생하는 이슈들과 해결방안을 서로가 논의해서 제대로 된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 업무방식인 조직이다. 

따라서, 대장이 있을 수 있고 (주로 있지만) 이들이 하는 역할을 "대장"이 아니라 "촉진자"일 것이다. 영화에서도 공조는 하는데 대장이 누구지?라고 생각하게 된다. (물론 영화에서 대장이 설정되어 있지는 않다.) 한국 경찰청 리더인가? (사실 그런 생각도 잠깐 했다. 그런데, 현빈과 헤니는 이들의 통제를 따르지 않는다.) 유해진인가? (누구도 리더라고는 안 했지만, 중간에 도출된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 동생들(?)을 잘 이끄니 리더인 거 같다.) 만약 영화 전개에서 남북미 공조인데 연합 조직의 리더를 선임하기로 했었다면........ 아마도 영화의 1/3은 리더 정하는 기싸움으로 설정되지 않았을까 싶다.


셋째, 긴급하고 중요한 이슈를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일반 조직에서는 원래 업무 수행하던 업무가 있다. 그래서, 새로운 업무가 발생하면 업무도 늘어나지만 기존 업무와 신규 업무에 리소소를 배분하다 보면 그 정확도와 완결성이 조금은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과도기적으로.....아닌가? 계속 그러나?) 시속 100 km로 달리는 열차에 짐을 더 싣게 되면, (출력이 높아지지 않는 이상) 속도가 80 km 등으로 느려지는 당연한 결과이다. 그런데, 긴급하고 중요하다며....... 그런데, 기존 열차에다가 얹기만 하면 빠르게 갈 수 있나? 그래서, 임시조직을 통해서 이러한 이슈들을 해결하게 된다. 업무를 하다 보면, 이런 딜레마가 있다. 업무의 우선순위와 중요도 그리고 시급성을 통해서 업무를 선별하겠다는 마음. 그러나, 항상 모든 업무는 "이거부터 해. 이거 정말 중요하고 급해"라는 업무지시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그렇게 중요하고 시급하면, 집중해서 수행할 수 있도록 임시조직을 만들어 주세요." 그러면 답변은 이렇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그냥하면 안될까?" 영화에서 유해진이 사이버범죄 수사대에서 아주 작은 형사사건들과 민원 업무를 수행하던 장면이 나온다. 만약 남북미 공조 수사에 파견은 하되, 일반 보이스피싱 범죄 수사도 같이 하면서 하라고 했으면........ 총격전 하고 있는데, 민원인 전화오는 참 우스운 상황이 영화에 나오지 않았을까? 그런데, 이런 상황이 현실인 경우가 많다.


영화를 보면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업무적 장면을 생각해 보았다. 위에서 임시조직의 형태를 몇가지 나열해 보았지만, 내 결론은 "어느 조직형태이든 형식은 무관하고 일 잘해서 목표를 달성하면 된다."이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누가 대장이고,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에 형식에 너무 시간을 보내고 "실제 일해서 결과를 내는 것"에는 (벌써 힘이 빠져서) 오히려 업무 진행은 소홀한 거 아닌지.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멤버들의 실력"이 아닐까? 아무리 조직 잘 구성하면 뭐하나? 영화에서 현빈이 싸움을 잘 못하면 공조수사이고 뭐고 벌써 죽었겠지....... 영화보다가 문득 이런 소소한 생각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커버 이미지 출처 : 네이버 - 영화 - 포토 -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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