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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지원 Nov 11. 2023

영화 '인턴' _ 일과 가정의 양립

노년의 재취업이 어느 여성 CEO의 일과 가정의 양립까지 이룬 이야기

예전에 보았던 영화를 다시 보았다. 예전보다 더 집중해서 봤다고 할까?

 

영화의 줄거리는 스타트업 회사에서 노령자 인턴사원을 채용하였는데, 인턴사원이 CEO 업무를 보조하는 업무로 배치되면서, 여성 CEO의 회사 안과 밖에서의 어려운 상황들을 제대로 보좌하게 되고 CEO로 제대로 자리 잡게 도와준다는 내용이다. 패션 인터넷 쇼핑 사업이라는 스타트업 회사를 배경으로 하지만, 주인공은 명확하게 2명이다. 바로 70세의 인턴사원 벤과 30대 중반의 여성 CEO 줄스이다. 이 영화에는 스토리 전체를 꾀는 2가지의 테마가 있다. 바로 ‘정년퇴직 이후의 직업’과 ‘여성의 사회적 성공을 방해할 수 있는 유리천장’에 대한 부분이다.




벤은 42년 간 직장 생활을 했던 부사장급 관리자 출신의 노인이다. 하지만 정년퇴직 이후에는 딱히 직장이 없다. 아내와는 사별하였고, 자녀는 결혼하여 독립하였다. 집에서는 혼자이다. 단지, 동네에서 말 걸어주는 동료 노인들이 있을 뿐. 42년간 열심히 전쟁터 같은 직장에서 일했고 의미도 있었지만, 회사라는 조직을 떠난 상황에서는 그냥 노인일 뿐이다. 하루하루를 지내다 보면 주변의 동료들이 세상을 떠난다. 

영화의 스토리를 더 자세하게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고, 어찌 보면 미국이나 대한민국이나 은퇴 이후의 노인들의 삶은 비슷하지 않나 싶다. 물론, 나이는 많지만 사려 깊고 많은 경험을 토대로 노련하게 새로운 환경에서도 본인의 융화력을 발휘한다. 배려심 깊음을 바탕으로 자발적으로 젊은 사람들과도 잘 어울린다. 소위, '어른답다'라는 용어가 제일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었다.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문물이 아무리 많아져도, 젊은 사람들이 주류가 되어도, 본인의 인생경험과 업무적인 노련미를 토대로 같이 젖어들면서 그 사이에서도 본인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일반 회사에서 50세만 되어도 벌써 업무를 내려놓고 후배들에게 짐이 되면서 옛날이야기만 하고 스스로 약 10년간 소위 '뒷방 늙은이' 신세로 전락시키는 경우와는 너무 대조적이라는 생각이 되었다. 물론, 영화 속 '벤'이 정년퇴직 하기 전에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관리자로서 성실하게 퇴직 하루 전까지도 열심히 일했을 거 같다.) 우리 스스로가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이미 늙어버렸다는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약 80세까지만 산다고 해도 50세 이후에는 30년의 시간이 있지 않은가? 이 시간을 제2의 인생 시기로 의미 있게 살기 위한 방안을 당사자들 스스로가 잘 설계해야 할 듯하다. 정년퇴직 전에는 기존 경험에서의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현하고 조직 내 원활한 상호작용을 위해 지원하는 노련하고 훌륭한 선배로서 멋진 역할을, 정년퇴직 후에는 본인의 여유로운 삶을 즐기던가, 혹시 조직에 재취업 또는 사업을 영위하게 되는 경우에는 기존의 경험과 노하우를 어김없이 발휘할 수 있는 멋진 인생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도 역량이고 이 역량은 때가 있는 법이다. 제대로 경험하고 제대로 알고 성공을 해 봐야 나이가 들어서도 이런 노익장이 나오는 듯하다. 제대로 일해 보지 않고 경험도 별로 없이 나이만 들었다면 그냥 꼰대일 수도 있다. 

본인의 노년기의 모습은 젊은 시절의 본인이 지금 만드는 것이다.




줄스는 여성 CEO로서 작은 스타트업 회사를 220명 회사로 키운 능력자이다. 그러나, 줄스로 결국 한 아이의 엄마이자 한 남편의 아내로서 고민이 많다. 너무 바빠서 육아도 힘들고 남편의 사랑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주변 학부모들의 편견 (자기네 패거리에 못 들어오는 상황에 대한 비꼼과 잘 나가는 여성에 대한 질투?) 과도 맞서야 하고, 남편보다 잘 나가는 상황에 대해서도 당당하지 못하고 오히려 본인의 잘 나감을 멈추고 남편 및 가족과의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상황까지도 발생한다. (영화에서는 새로운 CEO를 영입하고 본인의 지위와 입지를 나누는 것으로 나온다.)


여러 가지의 상황은 다를 수도 있겠지만, 동일한 상황에서 남성이라면 이런 고민을 과연 할까? 여성이기에 사회적으로 요구받는 역할이 있고 이 역할에 충실해야 하다 보니 본인이 애써 키운 회사의 경영권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라는 제안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게 된다. 

사실 놀라웠던 것은 대한민국에서의 워킹맘들의 고민인 줄 알았는데 미국도 이러한 기조는 동일하다는 점이다. 물론, 영화의 결말은 줄스가 본인의 노력으로 일군 회사를 본인이 다시 제대로 운영해 보는 것으로 하고 끝난다. 정말 다행이다. 본인의 인생에서의 목표가 있고 이를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는데, 워킹맘이라는 이유로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한다면, 여성의 사회진출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결혼 및 출산. 결혼 연령대가 늘어나고 출산율은 감소하는 사회적 현상이 바로 이런 장면에서 기인하는 것은 아닐까? 

세상의 많은 딸들이 본인의 능력대로 마음껏 세상에 펼치고, 결혼과 육아가 본인 인생에서 장애물이 문제가 되지 않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추가적으로 '가화만사성'이다. 사회생활에서의 치열한 전투가 가능한 것은 가정 내 화목이 필수기반이라는 거. 집과 직장 모두가 전쟁터가 되어서는 안 된다. 대부분 직장이 전쟁터이니 가정은 전쟁터가 아니어야 한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대목이다.   


[커버 이미지 출처 : 네이버 - 영화 - 포토 -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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