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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지원 Nov 04. 2023

영화 '인타임'_근로시간

소중한 시간. 오늘 하루는 어떤 생각으로 회사생활 하셨나요?


영화 ‘인타임’을 우연하게 보게 되었다. 십수년이 지난 영화이지만, 영화 시작부터 아주 참신한 소재로 몰입을 시켰다. 유전자 변이로 인류의 삶의 패턴이 바뀐다는 소재였다. 바로 ‘시간’이 ‘생명’과 직결되는 내용이었다. 시간을 가지지 못하면 죽는다. 나의 소유시간이 0시간이면 사망이고, 100만년이면 거의 영생을 누린다. 그것도 25살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래서, 시간을 초, 분, 시간, 일, 월, 년 등의 단위로 매 순간 갱신하면서 하루하루 삶을 유지하는 이들이 대부분인 동네와 시간이 매우 넘쳐흘러서 아주 여유롭게 사는 동네가 대비되어서 나온다. 우리는 흔히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아요’라는 이야기들을 하기도 하는데, 여기에서는 의식주와 무관하게 시간이 있어야 목숨이 유지된다는 설정이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의 일반적인 설정은 ‘돈’과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부를 많이 소유한 사람은 여유롭게 생활하지만, 부를 축적하지 못한 사람은 어렵게 생활한다. 우리의 현실 세계에서도 모든 사람이 공평하지는 않은 것이지만 영화에서는 이를 아주 극명하게 보여준다. ‘시간’이 없어서 죽는다는 개념을 ‘돈’이 없어서 죽는다라는 현실 소재와 연결시키니 아주 섬뜩하다. 갑자기 통장 잔고의 금액이 떠오르면서…….


이 영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영화에서는 ‘시간’이 없어서 죽는 설정이지만, 이것을 ‘돈’과 연결하여 환산하지 않아도 우리의 ‘시간’은 매우 소중하다. 특히, 회사에서 근무하는 ‘근로시간’은 우리 생활에서 아주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1일 8시간, 주 12시간의 초과근로 제한. 평일 하루 24시간 중 대략 30~40%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고 있다. 근로시간은 역사적으로 항상 논쟁의 대상이었다. 부를 축적하기 위해서 남의 노동력을 사용하는 사회가 되면서부터 ‘근로시간’=‘돈’이었고, 자본가들은 최소 비용으로 최대 노동력을 활용하고자 했고, 노동자들은 최소 시간으로 최대 수입을 받아가고자 했다.


그런데, 힘의 균형은 자본가들이 더욱 센 것이 일반적이었기에 노동자들은 최대 시간을 투입하고 최소 수입을 받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대 시간을 투입하다가 건강을 해치고 극단적으로 사망하는 경우까지 발생했다. (근로시간이라는 것은 임금, 해고, 근로계약 등 노동법의 모든 영역에서 제일 중요하다. 왜냐하면, 너무 과도하게 근무하면 죽을 수도 있다. 다른 주제들 (임금, 해고 등)에서의 법의 보호를 받기도 전에 죽을 수 있다. 그래서, 근로시간이 너무 과도하게 되는 것은 반드시 법으로 막아주어야 한다. 특히, 초과근로, 야간근로, 특수형태근로 등)


이 영화 속에서 소위 부자동네에서는 본인들의 영생을 위해서 전체 정해진 총시간을 본인들이 독식하고 가난한 동네 인원들은 빨리 죽게 했다. 결국, 부자동네 사람들이 잘 살고 오래 살려면, 가난한 동네 사람들이 빨리 죽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시간 은행을 통해서 총량을 치밀하게 관리하는 시스템을 유지하려 한다.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사람의 기본권마저 유린하게 되는 사항을 잘 묘사하였다. 원래는 모든 사람이 80세까지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총량이 있는데, 누구는 26세에 죽고, 누구는 134세까지 살 수 있게 되는 세상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영화 속 내용과 근로시간을 연결시켜 보려 한다. 근로시간은 너무 많으면 안 되지만 감당 가능한 최대 근로시간을 활용할 수 있어야,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늘리지 않을 수 있다. (1명의 근로시간이 좀 과다하다고 2명을 고용하는 것보다, 1명이 초과근로를 좀 더 하는 것이 고정비를 줄여서 기업에는 이득이다.) 이런 공식하에서 기업의 인원인건비는 관리되고 있으며, 이 지점에서 노사 간 갈등이 생긴다.


사용자는 “노동생산성을 높여서 근로시간을 반드시 늘리지 않고 업무를 하자. 이렇게 해도 근로시간을 늘려야 하면 근로시간을 늘려서라도 인당 생산량을 늘려야 해.”라고 할 것이고, 노동자는 “이미 노동생산성은 최고조이고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이미 노동시간도 (개인입장에서는) 최대치에 육박하였으며 더 이상의 근로시간을 늘리기는 어렵다. 다만, 엄청 높은 수당을 지급해 준다면 다시 고려하겠다.”라고 할 것이다. 이러한 양측의 대립이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으면 회사와 노동조합 간의 분쟁 또는 혹시 법적 한도 위반 상황이 발생하면 근로자 개인과 회사 간의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영화에서 이야기하는 부자 동네가 사용자이고, 가난한 동네가 노동자이고, 부자동네가 가난한 동네를 활용하여 본인들의 부를 축적하고 있다는 시각으로 대비해 볼 수도 있다. 수많은 노사 간 분쟁은 이러한 시각 차이에서 나오게 된다. 기업은 너무 과도한 노동착취를 절대 해서는 안되고, 근로자는 업무시 성실, 최선 의무를 저버려서도 안된다. 노동법을 통해서 기업의 과도한 착취를 막아주어야 하고, 직원들도 역량개발과 성장을 위해서 노력하면서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한 가지 이야기를 더 하자면, 영화를 보면서 ‘시간’의 소중함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영화에서 반복되어 나오는 대사가 있다. ‘하루면 많은 일을 할 수 있지.’ 우리가 매일매일 비슷한 생활이 반복되면서 언젠가부터 잊어버리는 대목인 듯하다. 정말로 ‘하루’ 24시간이면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시간이 의미 없이 지나간다. 앞으로의 일을 걱정하느라, 있지도 않을 일을 두려워하느라, 휴식이라는 목적하에 그냥 낭비하는 시간을 보내느라 등등. 앞에서도 이야기하였지만, 직장인이라면 하루 24시간 중 8시간 이상을 회사에서 또는 회사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시간을 보낸다. 회사는 인생의 상당한 비중의 시간을 보내는 소중한 장소이다. 그곳에서의 시간을 본인 인생에서 의미 있고 성공한 시간들로 남기기 위해서 우리들도 노력하면 좋지 않을까 한다. 매일매일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커버 이미지 출처 : 네이버 - 영화 - 포토 -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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