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지원 Nov 05. 2023

기업 이동시 추가 보상지급 여부 _ M&A 6

기업이동하면 회사에 위로금 달라고 해야 할까요?

기업 간 M&A, 분사 등의 장면에서 인력이동에 대한 쟁점을 다루다 보면, 상당히 현실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본인의 희망 또는 회사의 의지가 반영되어 개인들이 이동을 결정하게 된다. 이동을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이동하는 회사에서 내가 성장하고 비전을 가질 수 있는지일 것이고, 그다음으로는 혹시나 모를 사업 불안정성하에서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다시 원소 속 회사로 돌아오는 옵션이 있는지일 것이고, 이러한 두 가지가 모두 아니면 성장비전과 고용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돈”으로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돈을 준다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1) 돈을 왜 주는지?,

(2) 돈을 얼마나 주어야 하는지?,

(3) 돈의 명칭과 형태는 어떤 것이 적합할지?,

(4) 돈을 주면 효과는 있는지?,

(5) 선행사례가 되어 회사에 부담이 우려는 없는지? 에 대한 판단을 하면서 회사는 지급여부를 결정하게 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판단들이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다. 돈이라는 것은 주는 쪽에서의 명분과 받는 쪽에서의 실리가 서로 중요하고, 성장비전과 고용안정성에 대한 담보라고는 하지만 회사와 구성원이 느끼는 각 영역의 크기가 다르다. 그래서, 다다익선이 될 수도 있고, 많이 주어도 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도 하다.




첫째, 이 돈은 왜 주어야 하는 것일까?

기업 이동시 구성원들은 혼란스럽고 걱정이 많다. 이동하는 회사가 사업은 잘 될까? 지금 회사보다 근로조건은 동일유사한가? 부족한 측면이 있으면 이것은 어떻게 보전되는가? 괜히 이동했다가 고생만 하고 고용불안을 걱정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등에 대한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런 장면에서 회사들은 설명회를 한다. 사업의 비전을 설명하고, 새롭게 적용되는 근로조건에 대해서 인사제도를 설명해 주고, 때로는 이동 후 회사에서의 고용안정성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사업을 시작하는 측면에서 ‘잘 될 것이고, 잘해 줄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아무리 들어도 마음 한편에는 지금 재직회사에서 그냥 있을 때 대비하여 가슴이 끓어오르고 이동해서 멋지게 해 보겠다는 마음이 잘 안 든다.

상황상 이동을 해야 내가 공들여 놓은 업무도 계속할 수 있고, 주변 구성원들도 하나 둘 이동을 희망하는 분위기이다. 그래서 이제는 마음을 확정하려 하는데, 딱히 꼭 짚어서 무엇이 불이익이라고 하기는 어려운데, 왠지 모르게 불이익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사제도도 더 좋은 거 같은데, 아직은 적용받지 못해서 잘 모르겠다 는 등의 마음들이 복잡하게 교차한다. 아~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럴 때 복잡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편안하게 해 주는 실리적 명분이 ‘돈’이고, 그래서 현실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둘째, 돈은 얼마나 주어야 하는가?

물론, 어느 장면에서도 돈은 다다익선이다. 그런데, 돈은 지불하는 입장에서 보면 유한해서, 무작정 많이 줄 수는 없다. 어느 기업에서 다른 기업으로 이동하는 장면이다. 얼마를 받아야 이동하겠다고 하겠는가? 현재 글에서 논하는 바가 기업 변동 장면에서의 이동을 말하고는 있지만, 주변에서 아주 흔하게 보이는 이동이 있다. 바로 ‘이직’이다. (순수하게 다른 요인보다는) 본인의 선택에 따라서 회사를 이직한다. 이때, 얼마나 많은 연봉인상을 하면서 이동할까? (얼마를 주면 이직을 결심할까?) 개인마다, 직무마다 편차가 있겠지만, 연봉의 15~30% 수준의 인상이 있으면 결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너무 작아도 현재 직장을 떠나서 가는 노력과 리스크 대비 손해일 수도 있고, 너무 많아도 (혹시 이 회사가 엉뚱한 거 시키거나, 살인적 노동강도를 요구하는 거 아니겠지? 하는) 고민을 해 보게 된다. 물론, 이직은 실제 이직의 시작부터 끝까지 본인의 선택이니 본인 직무 수행에서의 성장 비전과 만족도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중요한 이직의 요인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다. (물론, 현 직장에서의 불만이나 대인관계 어려움 등도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이런 상황인데 게다가 회사의 의지가 반영된 이동에서 ‘돈’의 지급여부 및 규모는 개인들의 이동의사 확정에 매우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많이 줄 수도 없고 기업들은 고민이 많다. 이럴 때 판단사항들은 현 회사 대비 이동 후 회사를 비교하여 혹시나 모를 불이익까지 금전으로 환산해 보고 ( 예를 들어, 기업 레벨이 차이가 있어 대출 이자율에 영향을 주는 경우 그런 손해분이 얼마인지? 기업이 크면 부서이동이나 경력순환제도가 잘 되어 있는데 그런 한계가 있어서 문제가 생기는지? 물론, 이런 것을 금전으로 환산한다는 것은 어렵다. ) 해당 연봉 구간대의 외부 이직 시 연봉인상 규모를 예측해 보면서, 회사 내부 지급여력과 향후 영향도 등을 종합고려해야 할 것이다.




셋째, 돈의 명칭과 형태는 어떤 것이 좋을까? 흔히들 ‘위로금’이라고 한다.

그런데, 새로운 사업에 비전을 보고 가는 인원들에게는 안 맞는 용어이다. 그럼, ‘격려금’? 이거는 반대로 어쩔 수 없이 가는 인원들에게는 좀 안 맞는 용어이다. 그러면, 주는 형태에 중점을 두고 ’ 일시금‘? 그런데 이것도 무엇에 대한 일시금인지가 애매하다. 불이익 여부 판단에 따른 손해분의 일시금? 어떤 용어로 해도 무방하지만 그래도 선택지가 있으니 각 회사의 상황에 맞게 고르면 될 듯하다. 추가적으로, 반드시 일시금 형태로 주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도 있을 수 있다. 이동 후 회사에서 적용될 연봉을 몇% 인상하는 방식은 안될까? 가능은 하지만 이것은 상대방 회사에 장기적으로 부담이 될 것이니 양사 간에 충분한 협의와 합의 이후에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합의가 되지 않고 인수 직전에 연봉을 인상하는 경우에는, 양도 계약 이행 자체에 차질이 있을 수 있으니 반드시 협의하에 진행해야 한다.)




넷째, 이러한 돈을 지불하면 구성원들의 이동이 원활하거나 이동 후 근무하는데 긍정적인 효과로 작동할까?  

이 부분이 제일 애매하다. 이동을 결심하게 하는데 돈을 지급하는 것은 도움을 주는 보조재이지 결국 회사와 사업 그리고 본인의 직무를 보고 이동하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요인들이 긍정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데 돈을 목적으로 이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동 후에 그 회사에게도 그 개인에게도 도움이 될 소지가 적다. 그래서, 이동을 선택하는데 ‘돈’이 우선하지 않고, 다른 요인들이 우선하면서 ‘돈’이 간극을 메우는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치, 병에 돌을 넣고 대부분의 공간을 채우고, 모래를 넣어서 빈 공간을 촘촘하게 채우는 것처럼.




다섯째, 선행사례가 되어서 자칫 이 기업이 향후 다른 사업변동 장면 진행 시 부담이 될까?

그러면, 이러한 ‘돈’ 지급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 앞서 보았듯이 이 돈의 용어 선택 ( 위로금, 격려금, 일시금 등 ) 시에도 실제 상황에 따라서 다른 것이다. 이동을 주저하니까 지급했고 실제 그런 사례가 있었는데, 만약 현재 회사보다 더 좋은 (구성원 입장에서 선망의 대상인) 회사로 이동하는 데에도 지급해야 하는가? 또는 이동 후 회사의 사업군에서는 이미 아주 높은 임금 수준을 형성하는데도 돈을 지불해야 하는가? 전통적인 기존 사업을 운영하던 인원들이 이동하는 것이 아니고, 분사를 목적으로 신규 사업 조직을 만들고 인큐베이팅 기간 (1~2년) 동안 입사한 경력사원도 이 회사가 분사 시에 돈을 지불해야 하는가?  (특히, 분사를 예정하고 입사한 경우에도 이러한가?) 이러한 사유들이 복합적으로 작동하여 특정 케이스에서 높은 수준의 금전을 지급하면, 다른 모든 케이스에서 이와 동일하거나 더 높은 수준의 금전을 지불해야 하는가? 각자의 입장에서 불리함을 주장하면서 유리하게 지불요구를 하게 되면 끝이 없는 주제인 듯하다. 그래서, 구성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고 불안해하는 요소를 해소하기 위한 적정선의 지불 금전 규모를 찾아내는 것이 회사담당자들의 역할일 것이다.




기업변동 시 구성원이 느끼는 불안감은 생각보다 그 이상일 것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발생한 기업변동 장면에서 구성원들의 모든 불안을 회사가 해결해 줄 수는 없으며, 구성원들 본인도 업무분야와 직무를 버리고 현재 회사에 남을지 (물론, 기업변동 장면에 따라서 분할매각의 경우에는 본인만 현재 회사에 남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직무를 살리고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지를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앞으로의 경력설계를 스스로 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스스로 도전을 선택한 경우에 금전이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도전을 선택하게 하는데 금전이 작동해서는 나중에 후회할 수 있다. 참 어려운 장면이지만 현명한 판단 속에서 회사와 구성원 모두가 실리를 챙겼으면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저 돌아갈 수 있나요? _ M&A 5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