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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지원 Jul 13. 2024

HR담당자의 기획력 올리기

저도 HR기획업무를 잘할 수 있을까요?

반드시 HR담당자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 보면 ‘기획력’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회사 채용공고에도 흔히 나오는 사항으로 ‘ㅇㅇ 업무에 대한 기획’이 직무 상세내용이고, ‘ㅇㅇ 기획업무 가능한 자’가 필수 요건이다.


그럼, '기획력'이란 무엇인가?

여러 가지 다양한 정의가 있겠지만,

기획력은 ‘사안을 분석하고 판단하여 방향성을 설정하고 세부 해결방안을 디자인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이를 기르기 위한 과정상으로는 본인 주도로 방향성을 설정하고 필요한 리소스들을 활용하여 결론에 이르는 연습을 통해 길러지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앞의 글 (신사업 지원을 위한 HR담당자 육성​) 참고

너무 어렵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누구나 생각은 하지만 이 능력을 기르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게다가 HR담당자가 검토하는 안건들은 임금, 근로시간, 고용, 퇴직 등 회사 직원들에게 아주 중요한 사항을 다루는 업무를 하다 보니, 검토를 제대로 하는 기획의 중요성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그래서, HR 리더들에게는 HR담당자들이 기획력을 활용해서 업무를 잘 수행하게 잘 이끌어주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오늘은 ‘기획력’에 대한 이슈들이 왜 발생하는지를 살펴보고, 문제해결 과정 기본 프로세스에 의해서 이에 대한 나름의 견해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이론적인 내용은 아니니, 이 또한 기획업무의 일종이라고 생각하고 문제해결 기획 관점에서 기술해 보고자 한다.


문제해결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많은 이론과 소개가 있지만, 간단하게 다음의 5단계를 적용해 보기로 한다.

1) 문제가 무엇인가?, 2) 원인이 무엇인가?, 3) 해결안은 무엇이 있을까?, 4) 실행계획을 수립해 보고, 5) 해결안을 실행해 보고 평가를 통해서 보완해 보기로 한다.

(물론, 이 5단계 중 3단계까지를 더욱 잘하기 위해서 7 step 모형과 로직트리를 활용하기도 하지만, 오늘은 이론 소개나 교육이 아니니 이러한 기법의 상세 내용은 생략하기로 한다.)




첫째, 문제가 무엇일까?

(HR을 오래 했더라도) 기획과제가 주어지면 너무 어려워해서 시작조차 못하거나, 아니면 진척 없이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검토가 지연되는 문제가 있다.

리더들이나 외부 전문가가 개입하지 않고 담당자 또는 담당자들 간의 협업을 통해서 기획과제를 추진하는 것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정년연장에 대한 대응방안'을 기획해 봐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고 하자.

앞으로 사회가 어떻게 변경될지, 법안은 어떻게 변경될지, 우리 회사는 어떤 방향성을 가져가야 할지 현재 판단하기 어렵고 내가 기획한다고 해서 과연 그대로 될까 하면서 겁이 나기도 할 것이다. 실제로 HR 담당자는 이런 순간이 많다.


그럼, 어떻게 검토를 시작할 것인가?

먼저, 해당 주제에 대해서 고민도 안 해 보고 주변에 물어보지는 않는다고 가정하자.

엄청 많은 고민을 했지만, 혼자 힘으로는 어려워서 외부 전문가에게 물어볼 수도 있다.

이때 주로 듣는 답변은 대략적인 대답을 해주고 더 제대로 검토를 해야 결론이 나오므로 ‘컨설팅을 의뢰하시겠습니까?’라고 듣고, 생각보다 엄청난 비용에 대해서 고민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아직은 이렇게 큰돈을 쓰면서 검토하기는 좀 그렇고 내부적으로 검토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선배들에게 물어봐도 (리더 포함) 딱히 뾰족한 해법을 명확하게 제시해 주기로 어렵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다. 이걸 몰라서 검토해 보라고 했고, 아직 검토가 안된 사안이다. 이때 만약 이렇게 큰 주제를 명확하게 방향을 제안을 해 주는 선배가 있으면 정말 대단하신 분이니 그 선배 옆에 잘 붙어 있기를 바란다.^^)

책을 찾아봐도 아직 자료가 풍부하지 않을 것이고, 외부 교수님들의 학술대회집을 봐도 내용이 우리 회사와는 동떨어져 있다.

애매하다.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고, 힘들어하는 경험들이 많을 것이다.

주제와 무관하게 아직은 정답이 없기에 담당자에게 검토를 의뢰한 것인데 난이도가 있다.

기획력은 이런 순간에 발휘되어야 하는 것이다.


둘째, 원인은 무엇일까?

기획업무는 업무 경험과 상관없이 ‘백지에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다.

아무런 토대는 없지만 문제는 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나름의 검토 순서에 따라서 다양하게 검토해 보고 문제해결을 하는 과정이다.

문제는 신입사원이 아니고 어느 정도 충분히 경험한 담당자들 사이에서도 백지에 그림을 못 그리는 인원들이 있다는 것이다.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이겠지만, 기획업무를 어려워하는 몇 가지 추정되는 원인을 나열해 보기로 한다.


정해진 제도에 대한 운영 업무를 위주로 수행했다.


이렇게만 해도 잘하면 충분히 인정받았고 기획업무를 하지 않아도 상관없었고, 기획업무를 안 해도 오늘 하루도 할 일이 많다. (주로 운영업무)

물론, 운영업무만 수행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기존 제도의 개선 업무는 수시로 벌어질 것이다.

기존 제도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검토하는 업무이다.

제도 개선 업무는 잘하는데, 기획업무는 잘하지 못한다?

사이즈와 주제 범위는 다르지만 그래도 문제해결 기법의 적용 패턴은 유사한데도 이런 현상이 있다.


가설을 세우는 연습이 부족했다.


문제해결 과정은 해결되었을 때의 모습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해 보면서 해결방안을 보완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가설은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누가 이야기해 주는 것도 아니고, 본인이 그 주제에 대해서 많은 공상을 해 보아야 한다.

많이 생각해 보다 보면, 몇 가지 가설의 유형이 정해질 것이고, 그 가설을 향해서 검토를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운영업무를 위주로 하다 보면, 틀린 점을 개선하는 연습에는 능하다.

그러나, 그 내용이 다른 인접 영역에까지 연결되어 문제가 없는지 더 잘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에 대한 종합적 관점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가설을 세우는 연습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


기획과제보다는 디테일한 운영 결과에 중점을 두었던 상사들의 문제도 있다.


큰 그림을 바라보고 목표달성된 모습에 대해서 관점을 제시해 주고 논의하는 것이 상사의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숫자 위주단편적인 견해 위주의 질문 또는 답정너 형태의 토의가 반복된다면 담당자들은 기획과제에 흥미를 가질 수 없고 에너지가 생길 수 없다.

이런 경우를 생각해 보자.

1개월 동안 정말 치열하게 고민해서 1차 보고를 하는데 제대로 말할 기회도 안 주고 답이 마음에 안 든다고 상사의 답을 바로 이야기한다면?

앞으로 기획업무를 요구하지 말고 구체적 질문 리스트를 주고 단답형으로 즉석 문답을 진행하는 것이 차라리 서로에게 이익일 수 있다고 생각된다.


1페이지 위주 보고 문화를 오해하여 잘못된 업무패턴을 수행하였을지 모른다.


1페이지 보고서의 취지는 불필요한 장표 작업을 줄이고 핵심만 보고하자는 것이다.

짧은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자료는 안 만들어도) 과장하자면 100페이지를 생각해 보고 1페이지로 결론이 나오는 것이 목적이다.

충분히 고민해 보고 연구해 보고 검토한 결과가 1 페이지게 녹아드는 것이지, 검토 분량이 1페이지이면 안된다.

장표를 줄이자는 것이지, 깊이 있는 검토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아마도 이런 오해에서 단편적 검토에 익숙해지고 기획형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잔근육은 점점 소실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추가적으로 한 가지를 더 꼽으라면 ‘기획 경험 부족’이다.


그리고,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위에서 말한 여러 가지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결국 기획업무를 해 본 경험이 부족해서 일 수 있다.

비유하자면 갑자기 하루아침에 수술 잘하는 의사가 나올 리 없다.

여러 가지 수련 과정과 실제 수술에 대한 경험들을 통해서 정말 어려운 수술도 잘 수행하는 의사가 배출되는 것이다.

기획업무도 계속해서 이런 경험을 가질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져야 한다.


셋째, 해결안은 무엇이 있을까?

이미 우리 조직에 이런 문제가 있는가?

아마도 단기간에 해결은 어려울 듯하다.

외부에 기획력 향상 교육 과정도 많고, 무언가 방법만 알려주면 잘할 듯하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기획업무에 적합하게 꾸준히 관점을 길러줘야 하고, 실제 업무를 많이 해 보면서 실력을 기르게 될 것이다.


답 없는 주제 또는 융복합으로 다양한 영역이 혼재된 업무에서 해결안을 내는 주제를 많이 경험해야 한다.


답이 없는 과제에 대해서 목적 지향적으로 검토를 하게 되어야 한다.

실제로 업무를 하다 보면, 본인이 담당하는 영역에서는 답이 비교적 간단할 수 있지만,

그 부서만의 이슈가 아니고 회사 관점에서 보았을 때에는 다른 부서에서는 그렇게 하면 안 되는 주제들도 많다.

답이 한 개만 있지 않으며, 종합적인 관점에서 최적의 대안을 찾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해관계가 다른 관계자들과 같이 모여서 치열하게 논의하고 무조건 하나의 결론을 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운영업무 경험을 통해 기획업무로 연결되는 고리를 잘 만들어줘야 한다.


기획업무가 인정받는 변화와 기존 과제의 운영업무 경험이 잘 어우러질 수 있게 해야 한다.

어느 한쪽으로 휩쓸리면 운영만 하려 하거나 기획만 하려고 해서 인력운영이 매우 어려워지고, 상호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잃을 수 있다.

둘 사이에 상호 경험이 시너지를 내고, 담당자 로테이션도 원활하게 해 주면서 기획자들을 양산해야 한다.


충분히 고민해 볼 시간을 부여해야 한다.


기획은 고민의 시간과 비례한다.

거창한 기획을 하라고 하면서, 실제 몸은 운영성 업무를 하고 있으면, 원하는 기획물이 나오기는 어렵다.

물론, 현실적인 업무의 특성과 운영 업무의 양적인 측면에서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다만 1주일이라도 확실하게 1개 주제에 대한 기획에 푹 빠져볼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같이 고민하고 다양한 관점을 나눌 동료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구성해 주는 것도 좋다.


일반 검토 업무도 기획형으로 수행할 수 있다.


기획업무라고 하니 기획업무가 항상 거창한 기획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흔히 발생하는 제도 개선 업무도 기획형으로 할 수 있다.

일반 개선업무와의 차이점은 문제해결 관점에서 접근하되, 기존의 제도의 연장선에서 고민하지 말고, 아예 ZERO BASE에서 다시 고민해 보는 것이다.

기존 제도로 인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은 그 주제의 최종적인 개선모습을 고민해 보고, 다시 제도를 기획해 보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 재해석과 다양한 고민을 통해서 기획업무를 수행하고 ‘기획에 필요한 (일종의) 잔근육’을 기를 수 있다.


넷째, 실행계획에는 무엇이 있을까?

해결방안들을 차근차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세부 실행계획을 임의대로 제시하는 것은 회사별로 부서별로 상황이 다르므로 큰 의미는 없을 듯하다.

다만, 바로 적용할 실행 안을 몇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업무 경력 연차별로 1년에 최소 2개, 시니어 연차는 최소 4개의 기획과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한다.


업무의 주제는 항상 사회적 변화를 초래할만한 큰 과제만 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제도의 개선 기획도 포함하여 개인별 프로젝트 리딩 & 참여 횟수를 누적하고, 기획자 양산 계획을 함께 수립해 본다면 어떨까 한다.


반드시 프로젝트 결과는 정식 프레젠테이션을 하게 하고 리더 및 동료들에게 설명할 시간을 부여한다.


장기간의 프로젝트인데 생각보다 제한된 인원 (주로 상사)에게 보고만 하고 종료되는 경우도 많다.

이마저도 상당히 짧은 시간에 ‘결론이 뭔데?’라는 식의 질문에 대한 답변만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장기간에 걸친 검토를 하였으면, 적어도 15~20분 정도 본인이 검토한 내용을 충분히 발표하게 해 주고, 보고 받는 사람도 잘 경청해 주면 어떨까 한다.

본인이 고민한 포인트와 해결방안을 하나의 시나리오처럼 발표를 준비하다 보면,

역으로 검토 내용에 문제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보고 내용이 더욱 탄탄해질 수도 있다.

최근에는 1페이지 보고서가 유행하면서 눈으로 같이 읽으면서 질문만 하는 형태의 보고문화가 발달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그 내용 자체에 대한 ‘탄탄한 시나리오 기반의 추가 검토 시간이 줄어들게 되는 원인’이 되고, 보고받는 사람의 취향에 맞춘 질문 대응에 집중되고 있다고도 생각된다.

그래서, 발표연습을 거의 하지 않는 것 같다.

단순한 발표 스킬의 문제가 아니다.

발표를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실제 발표를 통해서 기획업무의 성취욕을 느끼면 선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


다섯째, 실행을 해 보고 해결안 보완을 해 보자.

위에서 말한 문제에 대해서 원인을 찾고, 해결방안을 도출하여, 계획하에 실행했다면 그 이행 상황들을 체크해 보자.

기획력을 늘리기 위한 내용을 살펴보다 보면, 결국 업무 수행 및 보고 그리고 실행단까지의 업무 문화가 농축된 이슈라고 생각된다.

특정 개인이 기획력이 부족해서 기획업무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 아니고,

그 조직의 업무 문화가 그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정말 기획력을 갖춘 인재들이 넘치는 HR 조직을 원하는가?

그럼, 과제를 부여한 이후 어떤 리드타임을 주고 충분히 고민할 환경은 조성되었는지

그리고, 과제 수행 이후 보고는 어떻게 받고 있고, 고민한 사항을 충분히 들어줄 상사들의 준비는 되었는지

무엇보다, 기획의 내용을 충분히 수용해서 실제 실행이 되는 일종의 ‘성공체험’을 시켜줄 준비는 되었는지

HR 리더들이 먼저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한다.


오늘도 HR 후배들의 실력 향상과 전문성 커리어 개발을 위해서 노력해 주시는 HR리더분들에게 감사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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