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두려움이 나를 붙들었다.
과연 내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엄마 없이 엄마가 된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까?
하지만 하루하루 작은 선택과 결정을 하면서, 나는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마음을 배워갔다.
열여섯, 아직 어린 나이에 내 삶은 예고 없이 무너졌다.
세상은 밝고 행복할 것으로만 알았는데,
어느 순간 내 어깨 위에 매달린 ‘책임’이라는 단어는 나를 가위눌리게 했다.
엄마 없는 집, 그 공허 속에서 나는 울음조차 삼키며 하루하루를 버텨야만 했다.
그때는 몰랐다.
내 작고 어린 몸으로 견뎌야 하는 쓸쓸함과 두려움이 얼마나 깊고 어두운지...
그리고 그 모든 경험이 결국 나를 엄마로 성장시키는 과정이라는 것을.
출산을 일주일 앞두고 남편은 어쩔 수 없이 출국해야만 했다.
남편 없이 맞이한 출산은 힘없고 쓸쓸한 기쁨이었지만,
아이의 탄생은 나의 희망을 키워줄 또 다른 울타리가 되어 주었다.
덕분에 남편의 보호가 없어도 병원으로 가는 발걸음마다 꿈틀거리는 힘이 솟았다.
밤마다 깨어 있는 아이는 어둠 속에서 내게 든든한 동지가 되어 주었다.
그러나 낮이 되면 잠을 설친 몽롱한 상태로, 사소한 집안일조차 허둥대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아침 해가 떠오르면,
이웃의 따뜻한 온기와 새날에 대한 작은 희망 속에서 다시 힘과 용기를 얻었다.
모유 수유를 하고, 밤새 밀린 기저귀를 손빨래하며,
아이의 옷과 작은 용품을 정리하는 반복된 일상 속에서 나는 조금씩 엄마의 길로 가고 있었다.
비록 준비되지 않은 엄마였지만, 아이는 나를 강한 엄마로 만들어 주었다.
낮에는 이웃 새댁들과 육아 정보를 나누며 이유식을 만드는 손길에서
책임이라는 무게가 곧 나를 성장시키는 힘이 되는 것을 깨달았다.
예전 같으면 허둥댔을 아가의 울음과 기침소리에도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보는 기다림의 여유가 생겼다.
그것이 바로 엄마의 힘이었다.
아이의 첫 웃음, 옹알이, 뒤집기 하나하나가 내게 희망과 용기가 되어 주었다.
아이와 함께한 매 순간이 내게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야를 열어 주었다.
엄마 없는 시간의 오랜 고독과 두려움은, 아이와 함께 나를 키워준 밑거름이 되었다.
나를 지켜준 아이와 함께한 시간들, 그리고 혼자 견뎌야 했던 모든 날들이
내 안에 모성의 힘으로 응축돼, 아이들과 가정을 지키는 울타리가 되었다.
곤두박이 치듯 바닥까지 무너져 내린 날들이 어찌 하루 이틀이었을까.
하지만 그 어둠 속에서도 나는 두 아이의 엄마로, 나만의 색깔을 지닌 엄마로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초보 엄마로서 서툴렀던 매 순간이 나를 시험했지만, 동시에 나를 단단하게 키우는 힘이 되었다.
이제 나는 그 모든 경험을 마음에 새기고, 다가올 날들을 사랑과 감사로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
매일의 작고 소중한 순간들이 내 삶을 더욱 빛나게 해 줄 것을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