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ootsoo Oct 03. 2024

[결심이 필요한 순간들]을 읽고

친구의 책꽂이에 꽂혀 있는 것을 보고 (최재천 교수의 추천사를 보고) 가볍게 책장을 펼쳤는데, 삶의 방향에서 굉장히 중요하고 도움 되는 이야기들을 간결하게 풀어낸 아주 좋은 책이었다. 몰입해서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저자는 경제학자 러셀 로버츠(Russel Robers)다. 그는 경제학자인데도, 재미있게도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때 고전 경제학에서 말하는 합리적 선택과 비용편익 계산 방법이 얼마나 적절하지 못 한지 설명한다. 그리고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때는 어떻게 고찰하고 결심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그 답을 제시한다.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이란, 결혼, 출산, 이직, 얼마나 솔직할 것인지, 얼마나 양심을 지킬 것인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어떤 삶을 살 것인지 등 단순히 비용과 편익으로만 그 답을 알기 어려운 것들이다. 다윈도 그런 고민에 직면해 있었다. (역사적인 과학자 다윈의 예시를 든 것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다윈은 결혼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노트에 결혼의 장점과 단점을 나열해 가며 고민했던 것 같다. 그는 결혼을 하면 연구할 시간이 줄어들고, 위대한 업적을 남기지 못할 까봐 걱정했다. 당시에나 지금이나 남자들의 고민은 비슷한가 보다. 그러나 저자는 인생의 중요한 문제에서 다윈의 이러한 시도는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실제로 다윈도 멍청한 비용 편익 나열에서 벗어나 "결혼한다"라고 결심하고 문제를 끝냈다고 한다.


이런 문제들의 답을 알기 어려운 이유는 현재 상태에서 비용과 편익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고, 또 선택을 한 후의 나는 다른 가치관을 가진 또 다른 사람이 되어서 새로운 판단을 할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판단이 무의미하고, 그리고 인생에는 비용과 편익으로는 측정되지 않는 어떤 것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어떤 것이란 단순히 편익이나 쾌락, 기쁨을 넘어서는 충만함, 성장,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중심을 잡고 살아가는 데서 오는 자유 같은 것이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중 굉장히 판단이 어렵고, 한 번 선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선택들도 많다. 이러한 선택의 순간들을 당면할 때, "이래서 별로야", "저래서 안 좋아" 이유를 만들며 회피하기보다는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사람이고 싶은가, 어떻게 사는 것이 충만한 삶인가를 기준으로 마음을 정해야겠다. 늘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으나, 잘해 왔는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잘해나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계속 그렇게 노력하며 사는 게 삶이겠거니 싶다.

작가의 이전글 마키아벨리 군주론을 읽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