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적인 갈등의 큰 축들
이렇게, 몸과 머리, 마음은 사실, 각자가 원하는 최상의 상태가 다르다. 놀랍게도!! 놀라운가?
아침에 눈을 뜨면 (몸은) 더 자고 싶지만, 오늘 하루 일과를 (머리로) 생각하면 당장 일어나야 하는 것이다. 아침부터 (몸은) 뭔 커피야 싶지만, (머리가) 정신차리고 일을 하려면, (마음이) 기분좋게 커피 한 잔은 마셔줘야 한다. (마음은) 잠깐 늑장 부리면서 유투브도 보고 게임이라도 하고 싶지만, (머리로는) 오늘 할 일을 다 마치려면, 서둘러야 하는 걸 알기에, 느릿느릿 움직이는 몸을 채근한다.
익숙하지만, 새삼스럽게도 우리의 몸과 마음과 머리는 각각 추구하는 최상의 상태가 정말 다르다. 이렇게, '몸', '마음', '머리' 의 차이는, 내적인 갈등의 기본적이면서 큰 축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내적 갈등의 축은, '몸', '머리', '마음' 이것만 있는 게 아니다. 몇 개 더 있다.
성향 간 충돌도, 내적 갈등의 큰 축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어떤 성향은 '타고나는 기질'이 포함돼 있기도 하다. 가령, 기질 및 성격 검사(TCI)를 보면, 자극추구(NS)와 위험회피(HA)가 동시에 높은 분들은, "집에 가만히 있자니 지루하고, 그렇다고 놀러를 다니기엔 왠지 불안"한 분들이다. 가장 대표적인 성향 간 충돌이 이 정도 이고, 그 외에도 성향 간 충돌로 내절 갈등이 만들어 지는 양상은 정말 무궁무진 하다.
그리고 성향과 욕구 간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도 아주 많다. 가장 흔한 성향과 욕구 간 충돌 양상은 이런 경우다. 성향 면에서 "나는 사람들이랑 있은 기빨려, 불편해"인데, 대인관계 욕구가 남달리 높은 패턴이면, 혼자 있으면 외롭고, 같이 있으면 힘들어 하게 된다. 이런 경우, 자기 스스로도 왜 이러고 사는지 이해가 안 돼, 엄청 답답해 한다.
또 하나, 사회화(남들처럼 사는 : 보편을 추구하는 가치관)된 자기와 개성대로 사는 자기(나대로 살고 싶다) 간의 충돌로 인한 내적갈등을 겪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고도로 조직화된 사회이고, '집단'과 '역할'을 중시하기 때문에, '남들처럼 사는' 것에 큰 가치를 둔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점점 '개성'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변모하면서, '남들처럼' 또는 '역할과 책임, 의무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나'와 '나답게'의 내적 갈등으로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마지막으로, '과거의 관습'과 '변화하는 관습'으로 내적 갈등을 겪는 경우도 많다. 부모님에게 배운 관습대로 살기엔 시대가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어서, 자칫하면 꼰대가 될 것 같으면서도, 변화하고 있는 새로운 가치관을 내면화하기는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어쩌면, 우리 모두 이런 종류의 내적 갈등은 모두 겪고 있지 않을까 싶다.
만약, 이렇게 내적 갈등을 겪는 개인 둘이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 보시라. 갈등이 불가피하지 않을까? 그렇다. 사람은,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갈등이 있는 상태"가 기본값이다.
그래서, 개인의 심리적인 건강, 심리적 성숙의 지표는 내적인 갈등 상태의 '조합'과 '균형'과 '통합'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갈등하는 요인들 간의 조합과 밸런스, 통합의 정도로 심리적인 성숙과 건강 상태를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내/외적인 갈등을 어떻게 조절하고 있는지, 이런 와중에도 옳은 선택을 하고, 옳은 행동을 할 수 있는지가 적응 수준을 결정하는 것 같다. 그리고, 자신의 결정과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면서, 주변사람들과 합도 고려하는 게 대인관계 만족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참고로, 내적인 충돌과 갈등을 조율하고 통합하기 어려운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이 있긴 있다. 대표적으로,
1. 융통성이 너무 부족하고 2. 시야가 좁으며, 3. 너무 자기중심적이면, 뭐가 문제인지 파악하기 어렵고, 파악을 한다고 해도, 옳은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으니, 심리적으로 잘 적응하는 건강한 개인이 되고 싶다면, 융통성을 기르고 여러 가지 사안들을 고루고루 살피며, '탈-자기중심'을 연마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