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이해가 잘 안 되는 행동을 하거나 모습을 보일 때, 그래도 어떻게든 그 사람을 이해해보려는 사람들은
"그 사람에게도 뭔가 사연이 있어서 그렇겠지."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긴 하겠지."
라는 식으로 생각하면서, 아무리 이해는 잘 안된다고 해도 상대방에게 내가 납득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 거라는 짐작을 한다.
사실, 누군가에게 나로서는 이해가 잘 안되는 어떤 면이 있다면, "아, 쟤는 저런 면도 있구나." 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오히려, 어떻게든 내 식대로 상대방을 납득해보려고 하고, 이런 과정을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여긴다.
그런데, 입장을 바꿔보면, 이런 방식의 '노오력'이 생각보다 그다지 좋지 않은 접근 방식이라는 걸 잘 알게 될 것 같다. 한 번 이렇게도 생각을 해보자. 누가 나를 이해하려 애쓰기 위해, 그가 납득할 수 있을 법한 원인이 있었을 거라 나에 대해 가정을 하고, 이렇게 한 걸, 나를 이해하려는 노력이라고 하더라. 그리고 실제로 이렇게 생각을 하고는, 나를 이해했다고 하네?
흠.. 이게, 내 입장에서 진짜 나를 이해한 거라는 느낌이 들까?
그 노력은 가상하고, 그래도 고맙게 느껴질 수는 있겠지만, 과연 진짜로 나를 이해해준 게 맞는 걸까?
어쩌면, 상대방이 나를 이런 식으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나는 너를 이렇게 이해했다'라고 하면, 화가 나지는 않을까?
상담을 하다보면, 또는 심리학 이론에서는 아주 일관되게,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라"고 가르친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라고" 배워온 사람들도 습관적으로, 자기 식대로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애쓴다. 그런데,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게, 사실 어떤 건지 상담자들 중에서도 머리로는 알지만, 그 실체가 뭔지 경험을 못 해 본 분들이 있다. 왜냐하면, 누군가로부터 있는 그대로 봐진 적이 없으면, 내가 받아본 적 없는 경험은, 다른 사람에게도 주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는 그래서 상담자들은 자기분석, 교육분석, 상담, 집담상담, 슈퍼비전 등등을 계속 받는다. 이렇게 계속 상담에 내담자로 참여를 하다보면, 어떤 때는 "어, 이게 무조건적인 수용인가?" 싶은 경험을 할 때가 있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내담자들에게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경험을 나눠줄 수 있다.
그러니, 그래도 상담을 통해서든 또는 그 어떤 관계를 통해서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지는', '무조건 적인 수용'을 받는 경험을 해보는 사람들이 많이 많이 늘어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