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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효주 Feb 02. 2022

오늘이 그런 날

어떤 날은 진짜 뜬금없이, 이제 그만 살아도 되지 않을까 싶은 날이 있다.

이건 마치, 마음에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어떤 구멍이 있어서,

때때로 아주 공허해지기 때문인 거 같기도 하다.


태어날 때 환영받지 못 해서 일까?
라고 짐작하는데.. 그냥 그런 짐작 


눈길이 가지 않는 등 뒤에
구멍이 있고
그 뒤에 공허가
그 뒤에 죽음이
늘 따라다니는 것 같은 


그냥 딱히 기분이 나쁜 것도 아니고 특별히 울적하지도 않는, 그냥 보통 날에

그러곤 또 갑자기 생각이 물러가고

그런데 그러고 나면, 내 이야길 조곤조곤 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냥, 아무거나


산다는 것과 죽는 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과 앞으로도 살아 있다는 것
이게 다 뭔가 싶고 


생에 대한 의지가... 그냥 그래서 그냥 그렇게 대충 살면 되는데
그럴거면 굳이 왜 싫은 거 참아가며 꾸역꾸역 살아내야 하나 싶고 

왜 기어코 살아야 하는지, 내가 반박할 수 없을만큼

다른 누군가가 완전히 납득해주지 싶을 때도 있고

그냥, 아주 자연스럽게 죽어지도록 해주지 싶은 날도 있고

내가 살았던 흔적조차 남지 않게 소멸해버리고 싶은 날도 있고.. 그렇다


 

내가 아는 둘째딸들은
이런 이야길 하면, 별 다른 설명하지 않아도
다 무슨 말인지 알겠다고 했다.

그래서 왠지 위안이 됐고
그 후로 오랬동안 아주아주 더 슬퍼졌다



2017년 7월 timewithmind.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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