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타로 카드를 배운다
핫플이었던 예전 압구정 사주카페를 겁나 다녔더니 사주 보던 도사님이 이제 볼 것도 없다고 결혼 후에나 오라며 쫓겨났던 기억이 난다. 이런 사주점 말고도 타로카드에 관심 있었던 건 아주 오래전 20대 초 이태리에서 공부할 때였다. 당시 로마 스페인광장역 출구 바로 앞 길가에 점성술가들이 일렬로 쭉 앉아서 타로카드도 함께 봐주고 있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길거리 노상 점집 일터인데 그곳 분위기는 마치 맛탱이가 살짝 간 예술가들이 행위예술을 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중에 매우 유명한 여성분이 있었다. 큰 키에 짧은 금발머리 화장을 짙게 하고 딱 봐도 포스가 철철 느껴지는 나름 유명한 분이었는데 오래전 살인을 당했다는 기사를 읽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남아있다. 하튼 나는 그곳에서 신기한 타로카드를 첨 접했고 한번 배워보고 싶었는데 거의 30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나 실천을 하고 있다. 아직은 초짜 수준이라 공부하듯 보는 카드지만 아침마다 할머니들이 담요를 펴고 화투장으로 하루운세를 점치듯 나도 모닝커피를 옆에 두고 타로카드를 펼치고 카드를 뽑는다. 좋은 카드가 나오든 나쁜 카드가 나오든 대부분의 하루는 늘 다를 게 없다. 그러다가 아침에 뽑아제 낀 운세카드가 어쩌다 맞기라도 하면 어머머머 맞네 맞아하며 호들갑을 떤다.
타로를 배우면서 재미로 가끔 누군가에게 타로점을 봐주면서 느끼는 것은 상대와 공감이 무척 중요하다. 상대의 답답함이나 불안감이 강하게 전해지면 뽑는 카드 한 장 한 장에 나도 모르게 몰입이 되어 눈앞에 상대방의 개인적인 삶이 보이는 것 같아 묻고 싶은 궁금함을 내려놓기도 한다. 낯선 타인이 아닌 지인들의 타로점은 편견이 생기고 집중하는데 방해가 되어 그대로의 타로카드 해석을 해줄 수가 없다.. 하지만 정말 모르는 타인에게는 편견도 그 어떤 방해도 없다. 역시 그 상대방도 자신을 아는 이에게 자신의 삶을 정직하게 드러내는 것은 두렵지만 완전한 모르는 누군가에게 온전히 자신을 드러내는 것은 오히려 쉽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간관계가 전혀 없는 낯선 점집에서 더 삶을 정직하게 드러내고 감정에 충실한지도 모르겠다.
아무도 모를 그 한 치 앞을 그깟 카드 한 장에 답을 듣는 게 헛소리 같겠지만 어쩌면 그 한 치 앞을 알 수 없기에 더욱 기를 쓰고 알고 싶어 하는 것 아닐까 싶다. 또한 카드 한 장에 담긴 의미는 누구나 겪었을 그리고 누구나 겪을 일이기에 어떤 카드 하나 인생 아닌 것이 없다. 하지만 현실의 카드는 타로 카드보다 더 깊게 불행하고 더 지독하게 아프고 행운의 카드는 당최 찾아오지 않는다. 한번 뽑은 카드로 인생이 꽂길 이거나 한번 뽑은 카도로 인생이 진흙탕이 되기도 하며 공평하지 않아서 공평한 세상이 현실의 카드 같다.
자, 어쨌든 타로점을 원하시는 분 저에게 오세요. 저를 완전히 모르는 타인들을 환영합니다. 초짜 울트라 선무당 사람 잡는 수준으로 님들의 운세를 봐드릴게욤.물론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