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나는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는 사람

나는 어떤 사람이야?

by 백조지은

내 노래 역사는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한다. 초등학교 때 성악부에 들어가면서 공연도 하고 콩쿨대회도 나갔다. 시에서 주최한 대회에서 2등으로 입상을 하기도 하며 재능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던 어느날 성악부 소프라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음을 부르던 학생 한 명이 자리를 비워서 내가 그 자리를 채우게 됐다. 선생님은 나에게 빈 자리의 높은 음역대를 해보라고 했지만 그 음을 소화하지 못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나에게 "넌 안되겠다"와 비슷한 말을 했다. 지금 정확한 말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순간 나 스스로가 쓸모없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그 때 나는 노래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


다시 노래를 부르게 된 건 대학생 때였다. 락밴드 동아리 보컬로 들어가서 다시 공연에 서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보다는 노래를 잘 부르는 편이었지만 무대에 설 정도로 단련되지 않았던 나는 오히려 동아리에서 자신감을 잃어갔다. 특히 락은 내 목소리로 잘할 수 있는 장르가 아니었다. 하루는 락밴드에서 하게 된 공연에 엄마와 언니를 초대한 적이 있었다. 그 날 공연에서 노래를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더 크게 자신감을 잃으면서 자신감을 크게 잃게 되었다. 노래 부르는 걸 정말 좋아하지만 자신감을 잃는 일이 반복되면서 두려움이 커졌다.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떨게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부르기가 점점 힘들어졌다. 그렇게 노래를 좋아하는 마음을 잊어갔다.


최근에 부산으로 이사를 하면서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언젠가 노래를 배우고 싶었던 마음이 생각나서 보컬학원에 상담을 갔다. 테스트 겸 노래를 불러보라고 하셨다. 또 다시 두려움이 몰려왔다. 처음 몇 소절은 작은 목소리로 웅얼거리듯 부르다가 뒷 부분은 용기를 내어 평소대로 부를 수 있었다. 선생님은 음색도 좋고 노래 실력도 평균 이상이라고 하셨다. 자신감이 조금 회복되면서 다시 노래를 불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나는 노래 학원을 다니면서 노래에 대한 흥미를 되찾고 있다. 내년엔 직장인 밴드에 들어가보려고 한다. 여전히 두렵지만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던 나를 다시 되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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