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쉬운 거 하나 없네 ;
열여섯, 가을 방황의 시작
나름 합격하리라고 철썩 같이 믿었던 "공군기술고등학교" 입학시험에서 보기 좋게 불합격한 뒤 열여섯 인생 최대의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그 어린 나이에 어디서 보고 배웠는지 방황이란 방황은 다하고 다니던 학원에서 공부에 관심 없는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놀이터를 배회하며 새우깡을 안주로 소주를 마시고 다녔습니다.
불합격이 도저히 믿기지 않아서인지 왜 나를 안 뽑았는지 만나는 친구들한테 불평과 불만만 늘어놓았습니다.
엄마와의 식사, 방황의 끝
그렇게 한 달간 긴 허송세월을 하는데 방황하는 아들이 걱정됐는지 어느 날 조용히 어머니가 학원으로 찾아와 근처 식당으로 가서 말없이 밥 한 끼를 사주셨습니다.
내심 방황이 길어져 죄송한 마음이 있었지만 딱히 다시 시작할 용기가 필요했던 제게 그날의 밥 한끼가 큰 위로가 되어 결국 다시 마음을 잡을 수 있었고 집 근처 인문계고에 진학하게되었습니다.
나에게 있어 도전은 기본값이지
그렇게 고등학생이 되어서 한동안 잊고 지내던 공군기술고등학교의 신입생 모집 소직을 알게됫습니다.
작년에 아쉽게 떨어진 게 못내 마음에 걸렸는데 기필코 다시 합격하겠다는 마음으로 재도전 의사를 부모님께 밝히자 부모님은 극구 손사례를 치시면서 만류하셨습니다.
불합격 이후 방황을 세게 한지라 이번에도 불합격하면 다시는 마음을 잡지 못할 거라 부모님은 생각하셨던 거 같습니다. 그래도 평생 불합격의 아쉬움을 갖고 사는 것보다 당당히 재도전해서 끝내 목표한 바를 이루겠다고 다짐하고 부모님을 간신히 설득해 고등학교 반수를 결심했습니다.
입에서 단내나는 반수 생활
반수라는게 대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을 다시 가기위해서 하는경우는 종종 있어도 원하는 고등학교를 가기위해 반수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어서 저를바라보는 주변에서는 참 유별나다고 생각했던것 같습니다.
그런 주위 시선은 아랑곳하지않고 그렇게 다시 한번 1차 필기시험을 준비해서 합격하고 작년 컨디션 난조로 최하점을 기록한 3km 달리기도 헬스장을 등록해서 체계적인 체력 관리를 한 덕분에 최고점을 받으며 모든 평가가 순조롭게 끝이났습니다.
그렇게 떨리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합격자 발표를 기다렸습니다.
떨리는 재도전의 결과
반수를 하면서 달랐던 것은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나를 겸손하게 만들고 혹시라도 불합격한다면 이길은 내 길이 아니라고 깔끔하게 인정하고기존의 학업을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마인트 컨트롤을 하며 마음을 편하게 갖으려 최대한 노력했습니다.
중학교 3학년 나이는 열여섯에서 고등학교 1학년으로 고작 한 살 더 많은 열일곱이 되었지만 내 마음만큼은 아픔만큼 성숙한다고 한 해 동안 좀 더 어른으로 성장했던거 같습니다.
그런 저의 마음을 알았는지 다행히 재도전의 열정을 높이사 결국 반수에 성공하며 꿈에 그리던 공군기술고등학교에 신입생으로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두 번째 맞은 고등학교 1학년은 인생 2회 차의 노련함으로 즐거운 학창생활을 이어나갔습니다.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