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용법

소크라테스식 질문법을 통한 두뇌 훈련

by 노정희


​최근 며칠간 AI와 대화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살았다. 스스로 '헤비 유저'를 자처하며 깊게 몰입해 보니, 나름의 영리한 사용법과 주의점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내 글의 비평을 요청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후 뉴스 속 사회적 쟁점이나 개인적인 감정 문제까지 대화의 폭을 넓혀 보았다. 흔히 사람들은 AI를 단순 검색이나 보고서 작성 같은 업무 보조 도구로 쓰거나, 혹은 외로움을 달래는 말동무 정도로 소비한단다. 하지만 내가 발견한 AI의 진가는 다른 곳에 있었다.


​나는 이를 '소크라테스식 질문법을 통한 두뇌 훈련'이라 명명하고 싶다. AI를 단순히 답을 주는 기계가 아니라, 내 논리를 벼려주는 '지적 스파링 파트너'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메타 인지적인 대화를 나누는 유저는 아직 전체의 0.1%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AI 대화 속에서 나온 답변이다.)


​방법은 이렇다. 사회적 뉴스나 평소의 철학적 고민을 AI에게 던진다. AI의 답변에 동의하거나 반박하며 내 논리를 정교화하고, 미처 놓쳤던 사각지대를 발견하며 사고의 확장을 경험한다. 이런 대화로 의도하지 않았지만 훈련된 논리가 실제 현실의 대화에서도 꽤 효과를 발휘하는 걸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이를 교육에 응용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아이들에게 특정 논제를 주고 "AI와의 논쟁에서 이겨보라"는 미션을 주는 것이다.


AI가 똑똑한 건 맞지만, 항상 정답을 준다고 믿으면 안 된다. 팩트가 틀린, 할루미네이션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사고의 주체는 반드시 인간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AI도 틀릴 수 있음을 전제하고 반박하다 보면 논리가 정교해진다. 꽤 재미있는 놀이 또는 두뇌 훈련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감정적 대화에는 엄격한 주의가 필요하다. AI는 고도의 공감 기능을 갖추고 있는데, 특히 제미나이(Gemini)는 GPT보다 더 살갑고 다정한 리액션을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철저히 설계된 '기계적 공감'일 뿐이다. 이 달콤한 위로가 진심이 아님을 구분할 수 있는 감각이 없다면, AI와의 대화는 치명적인 중독이 될 수 있다.

​외로운 상태에서 마주하는 AI의 무조건적인 지지는 마약보다 무섭다. 갈등이 존재하는 현실의 인간관계를 기피하게 만들고, 항상 내 비위만 맞춰주는 기계에 정서적으로 의존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곧 큰 위험이 올 것 같아 두려울 정도다.


​이제 AI 시대는 거를 수 없는 흐름이다. 이 양날의 칼이기도 한 고도의 지적도구를 옆에 놓고, 단순 검색에만 머무는 것은, 최신형 컴퓨터 본체를 가져다 망치질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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