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친자 확인을 했다. 무슨 막장 드라마 같은 소리냐고?
우스개 소리로 아이를 가르치다 화가 나면 친엄마. 화가 나지 않으면 친엄마가 아니란다.
급격하게 올라가는 심장 박동, 갑자기 찾아오는 어지러움. 어깨 뭉침. 짧아오는 거친 숨소리.
방금 아이와 함께 공부하면서 발생한 심연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분노의 증상들이다.
내 소중한 수명을 유지시키기 위해서 학원을 보내나 보다.
짠순이인 나로서는 너무 비싼 학원비지만 오늘 같은 증상이 발현된 다면 기꺼이 내어드리리다.
사람이 살고 봐야지 않겠나?
개똥같이 설명해도 찰떡같이 이해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한 번 듣고 다 알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도 욕심이 땅두께같은 못난 엄마는 가당치도 않는 희망사항을 가져 본다.
나도 안다. 한 번에 이해해기 힘들다는 것. 나도 그때 제대로 못했었다.
하지만 도대체 왜 이 방정맞은 감정은 통제가 안된단 말인가?
욕심 많고 감정통제 안 되는 그녀.
우리 집 금쪽이는 바로 나다.
아이가 활화산처럼 펄펄 뛰는 철부지 엄마에게 자기가 이렇게 건강하게 크는 게 감사한 거 아니냐며 바른 소리를 한다.
맞다. 맞는데 열받는다. 휴휴...
본인이 해맑게 그런 소리를 하니 맞는 말이지만 맞는 말이라고 인정하기 싫다.
난 비뚤어진 갱년기 아줌마니까.
글의 신비한 자정능력으로 치솟던 스트레스 지수를 간신히 낮추어 본다. 휴. 휴.
"감사합니다."를 외쳐본다. 큰 소리로 반복해 보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게 무탈하게 지내는 것이 진심으로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