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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담도담 Aug 09. 2023

마이 멜로디로 나아질 수 있다면-

도담도담 공익 프로젝트


 얼마 전에 만났던 피해아동은 지적장애 2급으로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나이는 16세, 여자 아이였지요. 사건이 일어난 날 밤에 중증 장애가 있는 아버지가 술에 취한 채 집에서 행패를 부려 할머니가 신고를 했습니다. 출동한 경찰이 정서적 학대로 의심된다며 해바라기 센터로 보내게 되었습니다.


해바라기 센터 상담실에서 진술조력인 선생님과 사전 상담을 하는데, 조력인 선생님이 심리안정을 위해 준 캐릭터 도장 2개를 손에 꼭 쥐고 있었습니다. 이런 캐릭터를 좋아하냐고 물어보니 마이 멜로디를 좋아한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아버지가 사건 당시 자신에게 험한 말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버지를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아버지의 상태가 호전되기 위해서는 정신과병동에 입원 치료가 필요하지만, 아버지가 입원을 거부하여 여러 상황상 당장은 어렵다고 합니다.

아마 피해아동은 아버지가 술에 취하시면 이번과 같은 일을 또 겪을지도 모릅니다. 피해진술을 하는 동안에도 손에서 캐릭터 도장을 놓지 않았는데, 그 도장이 아이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해 줬다면 다행입니다.


사건 신고가 되어도, 당장 나아지는 것도 없고 극적인 변화도 없습니다. 다만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캐릭터 도장을 꼭 쥐고 버틸 수 있을 정도였으면 하고 그저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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