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도담 공익프로젝트
갑자기 뜬금없이 킬리언 머피에게 빠져서, 지난 주말까지 넷플릭스에서 Peaky blinders 모든 시즌을 정주행 했습니다. 1920년대 영국 버밍엄 지역에서 실제로 활동했었던 갱단인 peaky blinders의 이름을 가져와서 만들어진 갱스터드라마입니다.
정말 재밌습니다. 특히 킬리언 머피의 팬이시라면 헤어 나오지 못할 것입니다.
이 드라마의 인물 중 주인공의 고모인, 폴리 셸비가 있습니다. 폴리 고모는 주인공 형제들이 전쟁에 나갔을 때 마권사업을 대신 운영할 만큼 배포가 크며 가족 사업에 적극적인 인물입니다. 폴리 고모를 중심으로 나오는 여성 배역들이 그 시대임을 감안해서 봤을 때 매우 적극적입니다. 자신의 욕망에 거침이 없고, 남자들과 비교해 대우받지 못하는 현실을 강하게 비판합니다.
도담도담이 성인지 감수성을 말할 때 성적 욕망에 대해 언급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교육상의 이유로 그 날것의 표현을 하지 못하고 눈뜬장님처럼 두루뭉술 넘어가곤 했습니다. 옳지 않다는 것도 알고, 이렇게 두어서는 문제해결이 안 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넘어가지 않으면 발언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어디까지 말하고 어디까지는 모른 척해야 하는지가 매번 고민입니다. 그러한 욕망이 있음이 당연하다고 말해도 청소년에게는 부도덕하고 부적절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리고 사실 알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부분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왜냐하면 우리가 보고 싶어 하는 아동 청소년의 모습은 성적 욕망에 허덕거리는 것이 아니니까요. 어른들은 자꾸만 숨기는 것이 많아집니다. 교육적으로, 사회적으로, 인간적으로 솔직하지 못하죠.
그래서 폴리 고모를 볼 때마다 저렇게 뒷일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저지르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1920년대 폴리는 할 수 있지만 2025년의 우리는 여전히 못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