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독직설

도담도란

 글을 빨리 읽습니다.

글은 말과 달리 독자가 읽고 싶은 속도대로 읽을 수 있죠. 다음 페이지로 빨리 넘기고 싶어서 책장마다 손가락 갈피가 들어가 있지요.

각 책마다의 호불호는 당연히 있겠지만, 장르는 가리지 않고 읽어댑니다.  책이 많은 곳에 가면 마치 간식창고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닥치는 대로 읽어댈 때도 있는데 순서를 기다려야 할 땐 손에 잡히는 바디용품의 라벨을 읽고,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공간이 없을 땐 광고를 읽었죠.

당연히 책 한권에 있는 모든 글자를 읽었습니다. 놓치고 싶지 않으니까요. 그러다 문득 읽기가 싫어질 때가 오더군요. 꽤 길어질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쓰면 되더군요. 쓰는 일은 그 글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일과 꼭 직결되는 것이 아니더라구요. 역시나 때론 자유롭게 쓸 수 있지요. 이 글은 보여주고 싶어서 쓰고 있습니다만...

스스로 생각하는 독서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뭐니뭐니해도 독서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취미보다 간결하고 깊이 있으며, 우아하면서도 우직하고, 간편하고 직관적인, 주머니 사정에 관계없이 어디서나 지속가능한  효율적 취미입니다. 심지어 혼자서도 더할나위 없고 여럿이서 같이 즐길 수도 있죠.

그렇지만 누구나 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왜 자꾸만 책읽기 운동이 필요하다는, 문해력이 떨어진다는...어떻게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요?뭐 이름난 평론가일 필요도 없는데 말이죠, 어떻게 읽어야될지 모를 수 있잖아요! 뭘 읽어야될지, 좋을지, 재미있을지-

 왜 그렇게나 오래 다니는 학교에서 이런 거 안 가르쳐주죠? 사서교사까지 두고선...정말 그놈의 학교 징글징글하게 오래 다녔다고 자부하는데, 독서는 결단코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익혀낸 생존기술에 가깝죠. 오히려 학교를 다니면서 독서할 시간을 따로 빼둬야만 했어요. 토론논술학원가서 배우나요?!

교과서가 답이고 수능은 유일한 관문이며 대학은 의무교육급으로 필수인 줄 알고 살았던 가여운 시간들...누가 좀 보상해주면 좋겠네요. 세종대왕께서 그러라고 만든 한글이 아닐 거라서요. 그래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좋은 길잡이가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