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복도 끝에
우산 없다는 네가
나를 기다렸다
늘 비가 오면
네 가방 안에 우산 숨겨두고
너는 나를 기다렸다
그런 너를
나는
모른 척
속은 척
네 작은 키
내 큰 키
오른팔 아래 너를 끼워두고
둘이 정류장으로 걸었다
봄비 품은 선득한 한기가
맞닿은 살결 따라 온기를 더할 때
이상스레
말없이
네 손 꼭 잡고
잡은 내 손
네가 놓지 않아
정류장을 지나치고, 또 지나치고,
비가 그칠 때까지 걷고, 또 걸었다
그해 유독 봄비가 그렇게 많이 내렸다
시절인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