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비

by thirtynine

도서관 복도 끝에

우산 없다는 네가

나를 기다렸다


늘 비가 오면

네 가방 안에 우산 숨겨두고

너는 나를 기다렸다


그런 너를

나는

모른 척

속은 척


네 작은 키

내 큰 키

오른팔 아래 너를 끼워두고

둘이 정류장으로 걸었다


봄비 품은 선득한 한기가

맞닿은 살결 따라 온기를 더할 때


이상스레

말없이

네 손 꼭 잡고

잡은 내 손

네가 놓지 않아

정류장을 지나치고, 또 지나치고,

비가 그칠 때까지 걷고, 또 걸었다

그해 유독 봄비가 그렇게 많이 내렸다


시절인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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