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캐쳐와 드림캐쳐

by 소혜


여름빛이 쏟아지는 창을 열 때마다 반짝이는 썬캐쳐가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빛이 스치면 무지개를, 바람이 스치면 고운 소리를 만드는 썬캐쳐에는 방 안에 좋은 기운이 스며들길 바라는 누군가의 진심이 담겨 있다. 그래서인지, 무지갯빛이 일렁이는 방의 풍경은 꼭 따뜻했던 과거를 회상하는 슬로우모션 같다.


잠을 자주 설치는 나에게, 이걸 창가에 걸어두면 좋은 꿈을 꿀 거라고 했던 그의 말을 떠올린다. 아마도 드림캐쳐와 썬캐쳐를 헷갈린 것 같았다.


드림캐쳐는 나쁜 꿈이 거미줄에 걸려 좋은 꿈만 통과한다는 믿음에서 시작하며, 주로 침대 맡에 걸어둔다. 썬캐쳐는 창문이나 빛이 잘 드는 곳에 걸어 빛을 반사하고 방 안을 환하게 만드는 장식품이다. 그 둘은 비슷하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순간 머릿속에 물음표 하나가 떠올랐지만, 그가 민망할까 봐 내색하지 않고 그저 고마움과 애정을 전했다. 그리고 그건 지금도 내가 생각하기에 정말 잘한 일 중 하나다.

뭐 아무렴 어떤지. 그의 마음처럼 투명하고 고운 이 물건이 햇빛과 달빛 중 어디에 어울리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세상에는 이처럼 느슨하고 다정한 마음들이 참 많다. 중요한 일을 앞둔 이에게 네잎클로버를 선물하는 마음, 소원을 빌며 호수에 동전을 던지는 마음, 첫눈이 올 때까지 남아있기를 바라며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이는 마음.


꼭 눈에 보이는 무언가로 증명되지 않아도 그 자체로 너무도 사랑스럽고 소중한 마음들이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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