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라면 좋을까

by 소혜


“꿈이라면 좋을까 싶은 순간들이 살면서 얼마나 많겠어요.”


지난여름, 함께 노래를 듣던 이가 말했다.

그가 틀어 놓은 음악에서는 마치 꿈속을 걷는 듯한 몽환적인 멜로디가 커피 향과 함께 퍼지고 있었다. 고인 눈물도, 시작 돼버린 사랑도, 숨길 수 없는 마음도 꿈이라면 좋겠다는 노랫말과 함께.


오랜만에 그 노래를 혼자 듣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아주 행복할 때 ‘꿈같다’는 말을 한다. 지금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만큼 얼떨떨하고 기쁘다는 뜻이다. 꿈이 아닌 현실임을 확인하기 위해 볼을 꼬집어보기도 한다. 반대로 견디기 힘든 순간에는 ‘꿈이라면 좋겠다’고 한다. 현실을 외면하고 싶어서 차라리 꿈속으로 도망가고 싶을 때 말이다.


그렇다면 그 가사는 머지않아 꽃처럼 흩어질 사랑, 혹은 사랑하지만 놓아줄 수밖에 없는 현실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담은 것일까.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애틋하고 아픈 현실보다, 찰나일지라도 달콤한 꿈이 더 좋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그때의 나는 그 노래의 가사를 사랑이 꿈처럼 달콤하다는 의미로 오해하며 들었던 것 같다. 어쩌면, ‘꿈이라면 좋을까 싶은 순간들이 얼마나 많겠냐’는 그의 말을 내가 조금 다르게 이해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그는 행복했던 순간이 아니라 슬프고 견디기 힘들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그렇게 말했던 걸까. 그때 그의 마음에 어떤 장면이 그려졌을지 괜히 궁금해진다.


꿈과 현실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꿈처럼 행복했던 사람과 꿈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사이가 되기도 한다.

나는 꿈같은 노래를 처음 듣던 그 순간이 마음에 오래 남을 것이라 직감했다. 그때 내가 가사를 어떻게 이해했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이야기하던 그 순간이 꿈이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물론 그 또한 언젠가는 꿈에서나 마주할 수 있는 그리운 장면이 될지도 모른다.

꿈이라면 좋겠는 순간보다, 꿈이 아니어서 참 다행이라는 순간들이 더 많아지기를.





우리 사랑은 시작이 되었죠

멈춰지지 않아요

숨을 쉴 수 없어요


우리 사랑은 눈물이 되었죠

꿈이라면 좋을까

그대 꽃길을 걸어가요


서울전자음악단-꿈이라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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