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게

by 소혜


해가 지날수록 마음처럼 되지 않는 일들이 많다고 느낀다. 내가 좋아했던 것들은 쉽게 사라지고, 좋아하지 않는 것들이 곁에 오래 머물게 되는 경우도 있다. 스스로에 대한 자책과 실망으로 점철된 하루를 보낸 날은 몸이 물에 빠진 솜처럼 한없이 무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가시 돋친 말을 내뱉거나 온기 없는 대화를 나눈 날은 특히 그렇다. 내가 너무 날이 서있나, 조금 더 둥근 마음을 가질 수는 없을까, 더 크고 단단한 사람이 될 수는 없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던 밤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모두 각자의 모서리가 있다. 살면서 맺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부딪히고 때론 깨지면서 둥근 마음을 배운다. 어쩌면 성숙해진다는 것은 뾰족한 모서리가 둥글고 예쁘게 마모되어 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그 과정 속에서 나만의 지혜를 배우며 한 겹 더 단단해질 수 있다. 처음부터 단단한 사람은 없다. 그렇게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굳은살일 것이다.


뾰족한 것들이 넘치는 세상에서 둥근 마음을 가지고 산다는 건, 정해진 답이 아닌 나만의 지혜로운 해답이 있다는 것. 결국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어떠한 문제 자체나 정답이 아닌 그것을 풀어나가는 방법이라는 것. 둥글고 다정한 마음과 배려를 아는 사람이야말로 그 방법을 아는 현명한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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