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캐슬과 이삭 간 진실 공방
2024-25 시즌은 뉴캐슬 유나이티드 구단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시즌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그 5위를 기록하며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획득했을 뿐만 아니라 카라바오 컵 결승전에서 리그 1위 리버풀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 우승은 1955년 FA컵 우승 이후 70년만에 획득한 메이저 트로피였다. 2021년, 빈 살만 왕세자의 구단 인수 후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끝에 일궈낸 큰 성과다.
뉴캐슬의 에디 하우 감독은 2021년, 부임 후 빠르게 팀을 안정화 시켜 챔피언스리그 경쟁 궤도에 올려놓았다. 21-22 시즌 11위에서 22-23 시즌 4위, 23-24 시즌 7위, 24-25 시즌 5위. 만년 중위권 클럽이던 뉴캐슬을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노릴 수 있는 경쟁력있는 팀으로 만들어냈다.
에디 하우 감독의 뉴캐슬 지도 커리어 하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는 단연코 알렉산더 이삭이다. 22-23 시즌에 소시에다드로부터 영입된 알렉산더 이삭은 데뷔 시즌에 리그 10골을 득점하며 적응 기간인 것을 감안하면 준수한 득점 능력을 보여주었다. 다음 시즌인 23-24 시즌, 리그에서 21골 2도움, 챔피언스리그에서 1골을 득점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그리고 직전 시즌인 24-25 시즌은 이삭의 기량이 완벽하게 만개한 시즌이었다. 리그에서 23골 6도움으로 30개에 가까운 공격포인트를 양산해냈고 리그컵에서도 3골을 득점하면서 뉴캐슬의 리그 5위, 리그컵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운 선수 중 하나이다.
이삭은 이제 프리미어리그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는 스트라이커가 되었다. 이를 증명하듯 얼마전 발표된 PFA 올해의 팀 전방 3톱에 엘링 홀란,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삭은 뉴캐슬의 프리시즌 경기, 시즌 개막전 명단에 모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프리시즌 일정 중에는 내한 일정도 포함되어 있었기에 뉴캐슬의 최고 스타 이삭의 내한이 취소되어 아쉬워하는 한국 축구팬들이 많았다. 그는 끝내 뉴캐슬 선수단에 합류하지 않고 개인 훈련을 이어갔다. 거대한 이적 사가에 휘말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7월 24일, 공신력이 높은 기자인 데이비드 온스테인을 비롯해 다양한 언론사에서 이삭이 뉴캐슬에 이적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그 뒤로도 리버풀과 이삭의 이적설이 날마다 이어졌고 에디 하우 감독의 인터뷰나 개막전 명단 제외 소식 등 이삭과 뉴캐슬 구단 간 관계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소식들이 쏟아져 나왔다.
결국 현재 이삭과 뉴캐슬의 관계는 완전히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삭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입장문을 발표했는데, 자신의 이적과 관련해서 분명 구단과 약속이 되어있었지만 구단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와 반대로 뉴캐슬 구단 측은 그러한 약속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이삭을 판매할 의사가 없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삭과 지난 몇 주간 강력하게 연결된 팀은 리버풀이다. 리버풀은 이번 여름 영입 명단에 이삭을 추가함으로써 막강한 공격진을 꾸리고 싶어하며 이삭 역시 리버풀의 원대한 프로젝트에 합류하고 싶은 마음이 큰 모양이다.
현 상황에서 이삭의 사가를 두고 어떤 평가를 내릴 수 있을까? 명확히 공개된 것은 없지만 필자는 일단 뉴캐슬 구단 측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이삭의 계약기간은 2028년 8월까지다. 이삭과 뉴캐슬의 계약은 아직 3년이나 남아있다. 효력을 발휘하는 계약 하에서 움직이는 프로 스포츠 선수가 계약을 철저히 무시하고 팀 합류를 거부하는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한 행위이다. 이삭 개인의 주장에 따르면 구단과 약속된 것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 약속이 무엇인지, 언제 약속이 된 것인지, 구체적으로 그 '약속' 이라는 것을 증명할 증거가 현재까지는 나오지 않고 있지 않은가.
이삭이 이적을 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2시즌간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만큼 리버풀이라는 더 강한 팀으로 이적해 본인의 활약으로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하고자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축구선수로써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또한 얼마전 발표된 이삭의 성명문을 살펴보면 이삭의 불만은 이미 이전부터 있어왔고 뉴캐슬은 그 사실을 오랫동안 방관해왔으며 이전에 있었던 약속까지 어겼다.' 라고 정리할 수 있다. 만약 사실이라면 이삭 입장에서는 억울함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본인이 맺고 있는 계약의 존재를 무시하면 안된다. 이러한 행위는 이삭 본인에게도, 뉴캐슬과 리버풀 구단에게도 전혀 좋을 것이 없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이삭은 전세계의 프리미어리그 팬들에게 일명 'MZ' 선수의 표본으로 취급받고 있다. 이전에도 이적을 위해 태업을 하거나 언론 플레이를 하면서 팬들의 속을 뒤집어 놓은 스타들은 꽤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이삭의 이적 사가는 천문학적인 이적료, 리버풀 스쿼드의 마지막 퍼즐, 내한 일정 불참 등 화제가 될만한 키워드들이 이번 사가에 꼬리처럼 따라오면서 다른 선수들보다 더 주목을 받는 것 같기도 하다. 프로페셔널하지 못한 태도는 대중들이나 자신을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당연히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다.
팬들뿐만 아니라 에디 하우 감독과 뉴캐슬 동료들에게도 폐를 끼치는 행위이다. 이미 시즌은 시작되었고 뉴캐슬은 1라운드 경기를 치뤘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삭의 이슈가 지속되면 에디 하우 감독의 인터뷰처럼 팀 분위기와 시즌 초반 팀 운영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다.
이삭 본인은 '신뢰가 깨졌다' 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는 다르게 해석하면 리버풀 이적을 위해서 뉴캐슬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적을 원한다면 공식적으로 이적을 위한 협상을 할 수 있는 상황을 기다리는게 맞지만 이삭은 이적을 위해 어쩌면 존재하지 않은 '약속'을 들먹이며 본인의 이적 의지를 강화하는 것일수도 있다. 이번 여름에 무조건 나간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훈련 불참, 프리시즌 합류 거부, 인스타로 입장 발표, 이러한 방식으로 이적의지를 드러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적 시기를 앞당길 수는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본인의 이미지나 팬들과의 관계를 모두 해치는 선택으로 보인다.
이삭의 입장문을 통해서 상황은 더 파국으로 치닫게 되었고 뉴캐슬 구단이 이삭을 '수납'할 것이라는 보도가 현재까지 나온 가장 유력한 보도다. '수납'한다는 것은 이적을 허용하지 않고 이삭의 팀 합류 거절 의사와 관계 없이 시즌을 이어나간다는 소리다. 결론은 이삭과 뉴캐슬,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약속이 있었다 vs 없었다로 맞붙고 있으니까.
이삭이 정말 억울하다면 그 '약속'과 관련된 증거를 가져오면 된다. 상황이 상황인만큼 그 증거를 공개하는 것을 더 이상 마다할 이유도 없다. 월드컵이 1년 앞으로 다가온 마당에 '수납' 엔딩은 뉴캐슬 팀에게나 이삭에게나 lose-lose인 상황이 이어질 뿐이다. 만약 이삭의 주장이 맞다는 물증이 등장하면 필자 역시 이삭의 억울함을 인정하고 이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지우게 될 것 같다.
향후 나올 양측의 대처를 지켜보자.
+ 이 글을 발행하는 현재, 이삭의 리버풀 행이 확실시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