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노쇼 사태 (2019.08.02)
안녕하십니까. 좋은 아침입니다. 다음 주 제가 휴가여서 그런지 어느 날보다도 더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제 과거 경험을 비추어 봤을 때, 팀장님이 휴가 가시면 제가 더 즐겁더라고요. 우리 기업문화팀원분들도 다음 주가 매우 기대되는 한 주가 되었으면 합니다. ^^
지난주 유벤투스 내한 경기 중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은 사건이 꽤 크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축구를 거의 모르는 제 와이프도 호날두 이야기를 인터넷 카페 등에서 보고 저에게 먼저 이야기해 줄 정도였습니다. 기업문화팀에 오고 나서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지금 사태를 어떻게든 기업문화팀 입장에서 바라보게 됩니다.
호날두에 대해서는 대부분 비난 일색이지만 그 사이에서도 반응하는 대중들을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을 듯합니다. 당연히 첫 번째 부류는 진정으로 호날두를 좋아했고, 한국에서의 경기를 기대했다가 배신감으로 더 상처받아서 앞장서서 더 맹렬히 격앙되어 호날두를 비난하는 사람들입니다. 두 번째 부류는 호날두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지만 상황 돌아가는 것을 보고 사실 관계를 본인 나름대로 객관적으로 바라본 뒤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들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 부류는 너도 나도 호날두를 욕하니 호날두가 누군지도 잘 모르고 축구도 잘 모르고 잘못한 게 뭔지도 잘 모르지만 일단 같이 욕하고 보자는 사람들입니다. 어쨌든 아마 호날두는 크게 신경 쓰지도 않을 겁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한국에서도 이번 사태는 늘 그랬듯이 곧 잊힐 겁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호날두 팬이었다가 상처받은 사람들은 지금 기억을 아마 평생 가지고 갈 것이고, 어쩌면 영원히 호날두의 안티팬이 될 찌도 모릅니다.
우리 회사에서도 이번 호날두 사태 같은 경우가 종종 있어서, 구성원들이 회사에 대해서 상처받고 비난하는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원래 가장 좋은 해결책은 호날두처럼 무응대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설명하고 소통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런 일이 벌어질 경우 회사는 묵묵부답으로 시간만 지나가길 기다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물론 말처럼 모든 것을 설명하기 쉽지 않은 것도 경영지원에서 일하는 많은 분들은 충분히 이해하실 겁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 반응하는 구성원들은 위의 호날두를 비난하는 사람들의 경우와 비슷하게 분류 가능할 듯합니다. 회사가 이번 건에 대해서 잘못했다고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구성원, 그냥 다들 회사 욕하니 무조건 회사가 잘못했다고 같이 욕하는 구성원, 그리고 회사를 열렬히 믿고 애정을 가졌다가 상처받은 구성원 말입니다.
우리 기업문화팀은 전체 구성원이 본인의 일과 동료와 회사를 사랑하게 돕는다는 미션을 수립했습니다. 따라서 전체 구성원 입장에서 고민해야겠지만, 가장 먼저 생각해봐야 할 대상이 누군가 하는 것이 이번 호날두 노쇼 사태를 본 뒤 제가 가장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안티팬은 팬과 가장 비슷한 존재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팬 활동의 대상에서 획득하지 못하였을 때 실망감을 표현하는 것이 바로 안티팬입니다. 사랑에서 증오로 변한, 정말 애정을 가지고 입사했던 우리 회사에서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해서 실망감을 가지고, 심지어 분노로 변해서 블라인드에서 활동하는 그들, 그들의 마음부터 다시 돌릴 수 있다면, 회사에 대한 애정을 다시 부활시킬 수 있다면, 더 빠르게 우리의 조직 문화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갑자기 오늘부터 이상한 스팸메일이 왔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까 봐 간단히 설명드립니다. 올해 처음 팀장 역할을 하게 되면서 다양한 소통 방식을 시험해 보려고 해서 매주 팀원분들에게 이렇게 메일을 쓰기 시작했고 벌써 스물다섯 번째 메일이 되었습니다. 상담사 선생님들께도 이런 허접한 글을 보낸다고 생각하니 다른 날보다 더 글의 진도가 나가지 않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나이 마흔을 넘으면서 좋은 게 하나 있다면 부끄러움을 느끼는 감각 기관이 퇴화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여름휴가 잘 다녀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