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에 대한 배려 (2019.10.18)
안녕하십니까. 좋은 아침입니다.
너무 자주 야구 이야기를 하는 것 같네요. 그렇지만 프로야구 플레이오프가 한창이니 정말 가을이 한창이구나를 야구 덕분에 느낄 수 있습니다. 프로야구의 정점 플레이오프 시즌이라 가을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맘쯤 되면 약간은 우울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나이를 먹어서 가을을 타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주 일요일이 제 아버지 기일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께서 사고로 돌아가셨으니, 30년도 더 지났네요. 아버지가 안 계신 가운데서도 어머니 덕분에 부족함 없이 자랐습니다. 하지만 학창 시절에는 아버지가 안 계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게 불편하고 싫어서 되도록이면 가족 이야기를 피했던 것 같습니다. 어린 제가 느끼기에도 일반적이지 않은 가족의 형태에 대해서 주위 사람들이 아무 배려 없이 무신경하거나, 아니면 동정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저도 비슷한 실수를 한 적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매년 연말 회사 송년 파티를 가족까지 초대해서 크게 진행하였습니다. 가족 행사다 보니까 즐겁게 해 본다는 생각에 아버지가 자녀를 데리고 나와서 안거나 없고 누가 누가 오래 버티냐를 겨루는 게임을 진행했었습니다. 모두들 즐겁게 행사를 마쳤는데, 한 직원이 저를 조용히 불러서 이야기를 해 주는 겁니다. 어떤 직원이 미혼모여서 아들만 데리고 파티에 참석했는데, 아버지랑 함께 진행하는 행사를 보고 그 아이가 참가하지 못해서 엉엉 울었다는 겁니다. 저는 미리 준비했던 선물로 그 직원의 아이를 찾아가 달래주고 사과를 했습니다. 그 행사를 진행했던 게 독일에서의 마지막 행사여서 바로 개선하지는 못했지만, 다음번 행사를 하게 되면 꼭 아버지라는 말보다는 부모 중 한 사람 또는 어른과 아이가 한 조가 되어서 하는 게임으로 변경하리라 다짐했었습니다.
사실 HR이나 총무와 같은 지원 부서에 있으면서, 개개인의 상황을 어디까지 배려해야 하는 건 지 고민도 많이 됩니다. 항상 가장 일반적인 기준으로 많은 제도들이 설계가 됩니다. 한 예로, 결혼은 당연히 하는 것으로, 아이는 당연히 갖는 것으로 생각하기에 경조휴가, 육아휴직, 학자금 제도 등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그런 제도가 많은 사람에게 혜택으로 돌아가기에 크게 문제 삼지 않습니다. 하지만 결혼과 자녀는 사람에 따라 선택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 어떤 이에게는 간절히 바라지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제도나 복지, 행사에서 소외되는 사람은 언제나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기업문화팀이라는 이름을 달고 일한다면, 대다수를 지향해서 일을 하면서도 최소한 우리의 무신경으로 상처받을 수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한 번은 더 돌아봐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또한, 상처를 주지 않는 것을 넘어 그런 소외되는 사람들까지도 배려하고 챙기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공정함이 아닐까 합니다.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그렇지만 나이가 마흔이 넘어가니까 편하게 개인 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을 보면, 나이를 먹는 것도 장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 나이가 먹어가지만, 그 안에서 성숙과 긍정을 찾는 가을날이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