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한 줄 평을 말하자면 '대홍수'는 2025 최악의 영화였다.
넷플릭스 '대홍수'를 재생하며 또 한 편의 재난 블록버스터를 기대했다. 영화 '해운대'처럼 거대한 물살에 파묻힌 도시를, 그 안에서 살아남고자 헤엄치는 모습을, 숨 막히는 카타르시스를 말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재난과 SF, 약간의 모성애를 더한 복합물이었다. 장르 복합이 김병우 감독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을 수 있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그다지 반가운 시도는 아니었다.
처음 화면에 뜨는 건 잿빛 하늘과 솟구치는 물, 그리고 힘겹게 계단을 오르는 한 엄마와 아이였다. 재난 영화 특유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러나 이내 알게 됐다. 이건 단순한 물리적 재난을 넘어서서 인간의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또 다른 세계다.
안나의 아들은 단순히 엄마에게 투정을 부리는 귀여운 아이가 아니었다. 엄마의 사랑과 기억, 감정을 시험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엄마가 아이를 위해 어떤 것까지 할 수 있는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결말은 또 다른 파도처럼, 홍수처럼 다가왔다. 명확히 이해되지는 않았다. 핵심 메시지가 모성애에 초점이 맞춰져있는지 궁금하다. 엄마가 아들을 위해, 새 인류를 위해 얼마나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지 그 인간성과 감정에 대한 홍수를 들이밀었다.
순수한 재난 블록버스터를 기대하고 본다면 잔잔한 물결에 다소 놀랄지도 모르겠다. 다만 이런 도전도 있구나, 이런 시도도 색다르다는 생각을 가지고 본다면 나쁘지 않다. 결국 이러한 시도는 다음 세대에게 또 다른 도전을 하게끔 만들어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