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by 박희정

행복은 ㅡ


“행복이 뭐냐”고 물으면,

글쎄,?


생각해 보면,

행복’이란 말을 제대로 정의해 본 적이 없다.

왜 사느냐는 질문에도

너무도 쉽게 행복해지기 위해서요”라고 대답하지만,

그 ‘행복’이 무엇인지, 어떤 모습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저 막연히, 좋은 것이겠거니… 하며 살아온 것 같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장면이 있다.

어렸을 적, 외가에 가던 날의 기억.

차를 타고 가든, 걸어가든

외가로 가는 길엔 약간의 들뜸이 있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아직 보지 않은 것들에 대한 환희가 있었다.


외가는 놀이동산도 아니었고,

선물을 주는 곳도 아니었다.

하지만 거기에 가면 나에게 ‘새로움’이 있었다.

다른 환경, 다른 시간의 흐름,

평소에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나는 그 속에서,

인식하지 못한 ‘모험’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생각해 보면,

그 기대와 설렘이 행복’의 실마리가 아니었을까.

행복은 성취의 끝에 얻는 결과가 아니라,

소유하거나 무언가를 갖는 것이 아니라,

그저 소소한 변화와 새로운 걸 향한 마음인지도 모른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선 잊히기 쉬운 감정이지만,

익숙하지 않은 풍경 앞에서

조금씩 되살아나는 기분.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여행을 하는 게 아닐까.


행복은

크고 화려한 것이 아니라,

작고 사소한 것에서 오는 걸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잘 갖춰진 전시실에서 즐거워하기보다는

길바닥에 쭈그려 앉아 거미를 구경하고,

나뭇가지 하나로 웃음 짓는 모습이 더 자연스러워 보이는 것처럼,

행복은 커다란 무엇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내가 찾아야 할 행복도 그렇게 작고 소박한 것일지 모른다.


나는 여전히 ‘행복’이 무엇인지 정확히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어릴 적 외가로 가던 길에 느꼈던 그 기분이 행복일 거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소소함을 행복이라 부르기로 했다.

언젠가 또 다른 길에서,

그때와 닮은 설렘을 마주할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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