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박희정

눈, ㅡ


눈은 감각의 출입구이자, 세계와 나를 잇는 다리다.

어쩌면 마음이 밖으로 나가 세상을 더듬는

손인지도 모르겠다.


사람을 볼 때는 사람을 보는 눈.

말투와 몸짓, 그리고 그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눈.

물건을 볼 때는 모양뿐 아니라,

쓰임세 까지 보는 것이 마음의 눈이다.

이처럼 눈은 하나지만, 쓰임은 수없다.


해골물을 먹은 원효대사의 눈은

어둠에서 뜨게 된 심리적 깨달음의 눈이었고,

심봉사의 눈은 앞을 못 보고 개울에 빠진 물리적 한계를 가진 눈이었다.


어떤 이는

땅의 움직임을 들어 부동산을 다루기도 하고

어떤 이는 돈의 움직임을 보고

사람의 욕망을 꿰뚫기도 한다.


누구나 가진, 누구나 사용하는 눈.

없어서는 안 될 눈이지만

어떤 눈은 멀리 보고, 깊이 보고,

사물의 본질에 다가가는 눈이 있다.


이를 심안(心眼)이라 하고, 혜안(慧眼)이라 한다.

경험에서 생기고 사유 속에서 만들어지지만

버티지 않고는 닿을 수 없는 경지다

시간과 고통, 실패와 통찰이 쌓여 만들어낸 내면의 눈이다.

작가의 이전글고전을 읽는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