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심은 데 팥 안 나는 이유

by 박희정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ㅡ


인연이 있어야 결과가 생긴다는, 인과(因果)의 이야기다.

“너 때문에 화가 났다거나

너 때문에 병이 났다”는 말은 틀렸다.

자기 안에 그 종자가 없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휘발유에는 불붙지만.

물 위에는 불붙지 않는다

같은 액체라도 결과는 다르다.

그 차이는 외부의 문제가 아니라,

내면에 있는 성질 때문이다.


병원에서 가족력’을 묻는 것은

네 안에 종자를 지니고 있느냐, 묻는 것이다.


화가 난다는 것이 그런 것이다.

누가 나를 화나게 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내 안에 ‘화의 종자’가 있느냐의 문제다.


예컨대, 키가 작아 열등감을 지닌 사람은

키를 비하하면 화낼 수 있다.

키 큰 사람은

같은 말을 들어도 아무렇지 않게 넘긴다.

그 사람 안에는 키에 대한 상처가 없기 때문이다.


사과나무에 사과가 열리는 까닭은

그 안에 사과를 맺을 씨앗이 있기 때문이다.

화도 내면에 담고 있지 않으면

밖으로 나오지 않는 것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이유는,

그 안에 이미 콩이 될, 팥이 될

인자(因子)가 있기 때문이다.


맺는 모든 감정과 반응은

결국 내 안에 담겨있는 종자의 보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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