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한 것”지다. ㅡ
⸻
나이가 들어가니
주름도, 약봉지도 하나둘 늘어간다.
그래도 마음은 편하다.
해야 할 일을 다 한 것 같아서 그런가 보다.
크게 이룬 건 없지만
자식은 제 자리를 찾아갔고
그래서 어깨가 가벼워졌다.
그것만으로도 삶이 한결 가벼워진 기분이다.
가끔은 후속 서비스도 해야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손주를 돌보고 개를 산책시키는 일이 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내게도 지나온 세월은 무거웠다.
그래서 언젠가 ‘와줄 희망’이란 걸 품고 살았다.
하지만
먼 훗날 도착할 희망 같은 건 애초에 따로 없었다.
그때그때 소소히 취하는 것 말고는 따로 거창한 희망은 오지 않았다.
그래도
삶에서 밀려난 행복이
조금은 남아 있을 것 같아서,
이제 내 몫의 시간을 찾아보려는 것이다.
그래도 되지 않을까.
다가올 날들이
커다란 희망 뭉치보다는 약봉지가 먼저겠지만,
행여 남은 희망이 있는지 찾아보려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