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끝에 찾아온 행복

by 박희정

하루 끝에 찾아온 행복. ㅡ


나는 가끔,

언제 내가 가장 행복한지 생각해 본다.


많은 날들을 돌아보면, 거창하거나 특별한 순간들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오히려 소박했던 찰나들, 그런 순간들이 더 따뜻하게 다가온다.


하루 일을 마치고 집으로 향할 때.

어깨에는 하루의 피로가 내려앉고,

마음은 저물어 가는 하늘빛을 닮아간다.

창 너머로 스쳐가는 풍경들, 발걸음에 따라 달라지는 바람결까지도 위로가 되어준다.


‘아, 오늘도 잘했구나.’

그 짧은 안도 속에, 나는 행복을 느낀다.


밤이 오면, 다시 한번 마음이 평안하다.

이불속에 몸을 묻을 때.

세상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눈을 감는 그 순간,

나는 비로소 나 자신에게 가장 따뜻해진다.


걱정도, 후회도, 그때만큼은 없다.

아무것도 못했더라도, 의미 없는 하루였더라도,

몸을 눕히고 잠을 기다리는 그 순간만큼은 세상이 내가 된다.

그런 작은 평화를 느낄 수 있는 내가 고맙다.


가끔 일찍 끝나는 날이면 들판을 볼 수 있다.

노을이 물든 넓은 들판.바라보는 내 마음에도 풍요의 색이다.


어쩌다가 허전할 때도 있다.

그럼에도 일 마치고 오면서 보는 들판은,

쓸쓸함이 아니라 안식을 가르쳐준다.

‘오늘 하루를 잘 살았다’는 뿌듯함에 들판은 여전히 아름답다.

이것이 행복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 하나하나가,

마치 나에게 ‘수고했다’고 속삭이는 듯하다.


예전에는 행복을 찾으려 애썼다.

어디에 있을까, 어떻게 해야 가질 수 있을까.

남들보다 더 나은 무언가를 이뤄야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행복은 손에 잡히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더 멀어져만 갔다.


이제야 알 것 같다.

행복은 특별한 어딘가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무언가를 쟁취해야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루 끝에 오는 작은 휴식.그것이 바로 행복이었다.


찾으려 애쓸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

멈춰 서서 바라보니 내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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