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간지러운 밤

by 박희정

귀 간지러운 밤. ㅡ


재채기를 하면 누군가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이고,

왼쪽 귀가 간지러우면 흉을 보고,

오른쪽 귀가 간지러우면 칭찬을 한다는 말을

어릴 적에 들었다.


웃어넘길 이야기지만

어젯밤, 잠자리에 누웠을 때

왼쪽 귀가 간지러웠다.


요즘 누군가에게 평가받을 만한 특별한 일은 없다.

공개된 공간에 글 몇 편 올린 것 말고는.


글을 올려두고는 담담히 지내지만,

완전히 무심하지는 못한다.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내 문장을 읽고 있을 것이고,

고개를 끄덕일지,

고개를 저을지.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다.

그래서 안테나는 켜지는 것이다.


안테나,

나는 잊은 듯 살지만 그는 아직 귀에 대고 수신하는 중이다.

세상이 어쩌고 저쩌고,


혼자 있을 수는 있어도

타인으로부터 완전히 떨어져 존재할 수는 없다.

존재는 언제나 관계 위에 서 있어서

고립은 가능할지언정,

완전히 벗어나는 일은 없다.


그 밤,

왼쪽 귀의 간지러움은

세상과 이어지고 싶으면서도,

그 연결이 조심스러워지는 마음. 인간으로서의 삶이지만,


아직 오른쪽 귀는 가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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