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개비 다리 위의 권력

by 박희정

성냥개비 다리 위의 권력. ㅡ


권력이란 마치 트러스 브리지 위에 서 있는 것과 같다.

겉으로 보기엔 단단하고 견고한 구조지만, 실상은 수많은 연결과 균형 위에 간신히 버티고 있는 형체다.

트러스 브리지는 각각의 부재가 서로 맞물려 무게를 지탱한다.

어느 한 부분이라도 빠지거나 균형이 무너지면, 구조 전체는 붕괴의 위기에 놓인다.

권력도 이와 같다.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어 권력이 되고, 그 권력을 누군가가 대표하여 쥐게 된다.

겉보기에는 강인하고 독립적인 힘처럼 보이지만, 그 실체는 구성원들 간의 관계와 동의, 묵인과 복종으로 이루어진 일종의 구조물이다.


한 사람은 평범하다.

특별히 빼어난 능력이 있지도 않고, 탁월한 인격을 가진 것도 아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권력을 얻게 되면, 전혀 다른 존재처럼 변모한다.

말투가 달라지고, 눈빛이 달라지고, 행동이 바뀐다. 이전에는 들리지 않던 목소리가 커지고, 없던 확신이 생겨난다.

그 변화가 진짜 그 사람의 본모습인지, 아니면 권력이 만들어낸 일시적인 환영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힘이 개인 안에 본래부터 있었던 게 아니라는 점이다.

권력은 ‘자기 힘’처럼 느껴지지만, 본질은 ‘타인의 힘을 빌린 것’이다.

그 위에 서 있다고 해서 자신이 곧 다리가 되는 건 아니다.


무소불위처럼 행동하는 이들을 볼 때면, 그 위태로움이 떠오른다.

그들이 서 있는 다리는 언제든 흔들릴 수 있고, 지지하는 이들의 마음이 돌아서면 순식간에 허공에 붕 뜬 존재가 된다.

권력이란 그렇게, 실상은 타인의 연결과 지지에 의존하고 있으면서도, 마치 스스로 부서지지 않을 구조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권력 앞에 서면 조심해야 한다.

가진 자는 자신이 무엇 위에 서 있는지를 잊지 말아야 하고, 그 아래에 있는 자는 언제든 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트러스 브리지처럼, 권력은 연결된 인간들 사이에서만 의미를 갖는다.

연결이 없다면, 권력도 없다.

작가의 이전글까꿍, 꿈의 씨앗이 되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