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같은 길은

by 박희정

소풍 같은 삶을 만들 것인가, 고통스러운 삶을 만들 것인가는 나의 결정이다.


사는 것은 고통이라고들 한다.

왜 고통일까 생각해 보니,

내 나름의 결론은 단순하다.

쉼이 없어서다.


산다는 것은 먼 길을 가는 일과 같다.

먼 길을 쉼 없이 걷는다면 그것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이 작은 나라라 하지만 한양은 천리다.

걸어서는 수십 날이고 차로도 몇 시간이다.

어찌 되었건 먼 거리다.

더 먼 거리에 비하면 짧은 거리일 수도 있지만

이동해야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먼 길이다.


더더군다나 당일치기로 다녀와야 한다면 피곤한 길이고,

업무차 수시로 다녀야 하는 길이라면 고통스러운 거리다.


다만

어떻게 여유를 갖느냐에 따라

고통스러운 길이 될 수도 있고

소풍 같은 길이 될 수도 있다.


휴게소마다 들러 따뜻한 국물도 먹고,

달콤한 간식도 나누며

잠시 웃다가 다시 길에 오른다면

같은 거리라도 여정은 여행이 될 것이고.


쉼 없이 달렸다가

숨 돌릴 틈 없이 되돌아오는 길은

운전대를 잡은 사람에게도,

버스를 타고 앉아 있는 사람에게도

고된 노동이 될 것이다.


인생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쉼 없이 달렸던 사람이라면

인생이 즐거웠을 리 없다.

설령 신이 있어 젊은 날로 돌려보낸다 한들

선뜻 반가워할 수 없을 것이다.


왜 쉬지 못했을까.

쫓겼기 때문이다.


무엇에 쫓겼을까.

경제적 불안,

사회적 비교,

뒤처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쉼은 여유다.

여유로움은 소풍이다.


고통은 길이 멀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쉬지 못해서 생긴다.


고통은 길이 멀어서가 아니라

휴게소를 지나칠 수밖에 없는 형편에서 오는 것이다.


오늘은 잠시 멈추자.

이유 없이 하늘도 한번 올려 보면서.


인생이 고통이라는 말 대신

소풍 같은 나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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